불펜 적응하며 동료애 커진 KT 소형준 “얼마나 힘든지 알게 돼”

수원|김현세 기자 2024. 9. 20.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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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소형준(23)은 1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 구원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최소 5이닝은 던져야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는데, 1이닝 던지고 승리투수가 되니 낯설다"고 농담하고는 "그동안 선발로만 뛰다 불펜에서 준비한 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 불펜투수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게 됐다. 선발투수가 흔들릴 때 불펜투수들에게 오는 묘한 긴장감도 느낀다"며 진중하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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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소형준이 19일 수원 삼성전에서 부상 복귀 후 첫 승을 거뒀다. 수원|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T 위즈 소형준(23)은 1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 구원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가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4이닝 4실점) 몫까지 메우는 사이 타선이 5회말 5득점으로 화끈하게 지원했다. 이에 지난해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그는 1년여 만에 복귀해 올 시즌 처음이자 722일 만에 승리를 올렸다. 2022년 9월 28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거둔 승리가 마지막이었다.

소형준은 이날까지 개인 통산 34승을 기록했다. 구원승은 처음이다. 2020년 신인 시절부터 줄곧 선발 로테이션을 빠지지 않고 돌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80경기 가운데 구원등판은 단 2경기였다. 이 역시 데뷔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PS)을 앞두고 로테이션상 등판 날짜가 맞지 않아서 구단이 임시방편으로 내세운 마운드 강화책 격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부상 복귀 후 부하를 막겠다는 구단 뜻에 따라 시종 불펜에서만 뛰겠다는 계획이다.

소형준은 느끼는 게 많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최소 5이닝은 던져야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는데, 1이닝 던지고 승리투수가 되니 낯설다”고 농담하고는 “그동안 선발로만 뛰다 불펜에서 준비한 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 불펜투수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게 됐다. 선발투수가 흔들릴 때 불펜투수들에게 오는 묘한 긴장감도 느낀다”며 진중하게 이야기했다. 이어 “나중에 다시 선발로 던지게 되면 좀 더 안정감 있게 던져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KT 소형준(오른쪽)이 부상 복귀 후 포수 주전 포수 장성우와 껴안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소형준에게는 지금 이 시간이 동료를 더 헤아리고 이해하게 만드는 경험이 되고 있다. 그는 “불펜투수들은 늘 ‘언제 나가 던질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안고 있다. 선발로 뛸 때와 경기를 준비하는 방식에도 큰 차이가 있다”며 “선발로 뛸 때도 불펜투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얼마나 힘든지 몸소 느낀 뒤 ‘앞으로 불펜투수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진에서든 불펜에서든) 어느 자리에서 뛰게 됐든 내게는 다시 돌아와 이렇게 야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전력 면에서 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당초 KT는 이닝, 점수차, 주자 배치 등을 고려해 소형준이 좀 더 편안하게 던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러다 구위 회복에 따라 상황별 난이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소형준은 “최근 2점 차로 이기고 있던 8회 ‘등판 준비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등판이 무산되긴 했지만, 그날부터 어떤 상황에든 등판할 수 있겠다는 긴장감을 갖고 준비하게 됐다. 감독님이 주신 메시지였을 것”이라며 “나와 우리 팀에 중요하지 않은 상황은 없다. 어느 상황에서든 내 공을 던질 뿐”이라고 말했다.

구위와 몸 상태 역시 좋다. 소형준은 “던지고 난 뒤 팔 상태는 퓨처스(2군)팀에서보다 좋다”며 “지금도 내 컨디션 안에서 최선의 투구를 보여드리려고 하지만, 이 컨디션은 좀 더 올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보다 내년에는 더욱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소형준과 합을 맞춘 주전 포수 장성우는 “(소)형준이가 불펜투수로 뛰는 게 익숙지 않으니 피로가 금방 쌓일까 걱정되기도 했는데, 구위는 완전히 회복한 것 같다. 예전 좋았을 때만큼 올라왔다”고 말했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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