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감독님 허준인 줄 알았다" 이석증 하루 만에 나은 예비 FA, 1회 구원등판→9승 수확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2024. 9. 20. 01: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LG 최원태가 19일 사직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극복하고 시즌 9번째 승리를 챙긴 최원태(27·LG 트윈스)가 팀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드러냈다.

최원태는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LG의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당초 최원태는 이날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가야 했다. 하지만 18일 경기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이석증(귓속 어지럼증) 증세를 보이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당초 LG는 우완 이지강을 19일 선발로 예고했지만, 예상 외로 최원태의 상태가 괜찮아지면서 고민했고 결국 좌완 임준형을 투입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19일 경기 전 "(최원태는) 괜찮을 것 같다. 2회부터 나갈 것 같다. 본의 아니게 위장선발이 됐다"며 등판을 예고했다. 염 감독은 "어제(18일)는 병원을 쉬어서 오늘 병원 가서 검사해보니 가벼운 이석증이라더라. 본인도 괜찮다더라"고 밝혔다. 만약 상황이 안 좋다면 1회에도 올릴 뜻을 밝히기도 했다.

LG 임준형(가운데)이 19일 사직 LG전에서 1회 말 최원태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내려가고 있다.
1회 초 문보경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린 LG는 1회 말 수비 시작과 함께 황성빈에게 안타를 맞았다. 임준형이 고승민을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2아웃이 됐지만 손호영에게 몸에 맞는 볼, 빅터 레이예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LG는 1회 말 시작과 함께 불펜에서 몸을 풀던 최원태가 마운드로 올랐다.

최원태는 6구 승부 만에 전준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후 2회에는 나승엽의 2루타와 윤동희의 볼넷으로 이뤄진 1, 2루에서 정보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을 기록했다. 3회에도 선두타자 손호영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고도 후속 세 타자를 잘처리한 그는 4회에는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잘 던지던 최원태는 경기 중반 들어 잠시 흔들렸다. 5회 말 첫 타자 황성빈에게 내야안타를 맞고도 고승민의 우익수 짧은 플라이 때 홍창기의 강한 송구로 2아웃을 잡았다. 하지만 손호영의 안타에 이어 레이예스가 좌익선상 2루타를 뽑아내며 한 점을 내줬다. 이후 6회에는 윤동희의 투런 홈런까지 터져나오며 4-4로 동점을 허용했다.

LG 최원태(왼쪽)가 19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 윤동희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그래도 7회 초 김현수와 오스틴 딘의 연속 적시 2루타로 타선이 2점을 뽑아주면서 LG는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후 올라온 함덕주(7회)-이종준(8회)-유영찬(9회)이 잘 막아주면서 7-4로 승리를 거뒀고, 최원태는 시즌 9승(6패)째를 거뒀다. 이날 최원태는 5⅓이닝 8피안타 2사사구 4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원태는 "(임)준형이 주자여서 '다음 이닝에 점수를 주더라도 이건 무조건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거 못 막으면 준형이 얼굴을 못 볼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운드를 내려온 후) 준형이한테 바로 '미안하다. 계속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신의 이석증 증세에 대해 최원태는 "어제(18일) 일어났는데 갑자기 그러다라. 밥도 못 먹었고 속이 너무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동 나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돼서 코치님께 '안될 것 같다'고 하고 자고 일어나니 좀 낫더라"며 "동래구에 있는 의사선생님이 치료를 잘해주셔서 제가 번호도 받아왔다. 고맙다고 전화드리려 한다"고 웃었다.

LG 최원태.
이어 최원태는 "감독님한테 욕 많이 먹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팀이 이겨서 정말 다행이다"고 안도했다. 또한 "병원을 안 갔는데 감독님이 이석증이라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허준이신가 했다"고 농담도 던졌다.

올 시즌이 끝나고 FA(프리에이전트)가 되는 최원태는 팔꿈치나 어깨 같은 일반적인 부상 대신 다른 일로 빠지는 일이 잦았다. 지난 6월에는 옆구리 통증으로 한 달 넘게 1군 등판을 쉬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올해 많은 일을 겪는 것 같다. 이런 적이 없는데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날 자신의 투구에 대해 최원태는 "오늘 분석을 못하고 갔다. 그래서 그냥 던지자 했는데, 4점을 줬어도 스트라이크 비율이 좋아서 과정이 좋았다"며 "공격적인 피칭으로 점수를 줘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키움 시절인 2022년 10월 6일 이후 약 2년 만의 구원등판에 대해서도 "전 팀에서 해봐서 준비를 어떻게 할 지 알았다. '짬'이 있다"고 웃었다.

LG 최원태.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