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직군 60·70대 충분히 검증된 달인”
충북 단양에 있는 한 시멘트 제조 회사는 작년부터 60세 이상 근로자 18명을 신입으로 뽑았다. 통상 20~30대 청년을 뽑아왔지만, 최근 청년층의 입사 지원이 급감하자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고 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 특성상 안전이 가장 중요한데, 60대 분들은 통상 20대보다 매사에 조심하고 두 번 이상씩 확인하는 ‘사회적 습관’이 배어 있어 안심이 되는 측면이 있다”며 “학습력도 처음엔 젊은 사람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금방 따라잡는다”고 말했다.
일하려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늘어나는 가운데, 30~40년 경험을 자랑하는 기술 직군 출신 60·70대는 기업들의 ‘러브 콜’을 받고 있다. 법적 정년(60세)을 넘긴 이들을 다시 채용하거나 해고하지 않는 방식의 ‘계속 고용’ 제도를 통해서다. 최근 고용정보원이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회사 3367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53.2%인 1790곳이 지난 2020~2022년 정년퇴직자를 다시 고용한 경험이 있었다. 이 가운데 사내에 재고용 규정이 정식으로 존재하는 곳은 859곳이었는데, 그 71%인 609곳은 사업주 주도로 규정을 도입했다고 설문 결과 나타났다. 재고용에 적극적인 회사가 많다는 것이다.
계속 고용 근로자들의 가장 큰 장점은 “충분히 검증된 인재”라고 기업들은 평가했다. 한 기업 인사 담당 팀장은 60대 이상 퇴직자를 재고용하는 이유에 대해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라며 “사고를 치지 않고 동료들과 잘 융화한다. 새로운 사람은 이직이 잦아 우리 회사 사람으로 데리고 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랜 숙련이 필요한 일에도 긴요하다. 다른 기업 인사 담당자는 재고용 제도를 시행하는 이유에 대해 “해외 시공을 하는 특수 엔지니어분들이 은퇴하실 경우 대체 인력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령층 일자리 증가가 청년층의 일자리를 뺏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고령층의 노련함을 필요로 하는 영역과 직무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한 조선 업체 인사 담당자는 “‘60대 시니어’들은 현장을 전체적으로 감독하며 한창 일을 배우는 ‘20대 주니어’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며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며 보완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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