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현대차도… 인도서 기업공개 러시
LG전자가 인도에서 현지 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위해 최근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기업공개는 투자금 확보를 위해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내년 초로 전망되는 LG전자의 인도 증시 상장 주관사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JP모건, 모건스탠리 등이 거론된다. LG전자는 이르면 내달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상장예비심사서도 제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번 상장을 통해 10억~15억달러(약 1조3000억~2조원)를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경제 매체 블룸버그는 “LG전자 인도 법인의 가치는 약 1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국내 기업들이 인도에서 잇따라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뿐 아니라 현대차와 CJ대한통운도 인도 증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인도의 내수 시장 공략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금이 인도로 몰리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인도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 설명회를 수시로 연다”며 “최근 투자 분위기가 가장 뜨거운 곳이 인도”라고 말했다.
◇LG도, 현대도 인도로 간다
LG전자가 인도 법인 상장을 추진하는 건 이 시장의 성장세 때문이다.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 인도 법인은 올해 상반기 누적 2조86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반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연 매출로도 2018년 2조4703억원에서 지난해 3조3009억원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최근 인도 증시 상장과 관련해 “유사 산업 및 유사 IPO 사례를 살펴보면서 인도 시장의 진행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인도 법인도 연내 인도 IPO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관련 신청서를 제출했다. 약 35억달러 조달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는 인도 법인 상장을 통해 조달한 금액을 현지 생산 시설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등 미래차 전환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인도 증시가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CJ대한통운의 인도 상장은 목전에 와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인도 현지 계열사 CJ다슬의 상장 예비투자설명서(DRHP)를 제출했고 지난 3월 예심을 통과했다. 이르면 연내에 상장이 될 전망이다.
◇왜 인도일까?
인도 상장이 줄을 잇는 건 미·중 갈등과 중국의 경제 침체로 인해 글로벌 자금이 대체지인 인도로 급격하게 몰리고 있어서다.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본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뭉칫돈을 들고 몰려들며 자금 조달 창구로서의 위상이 크게 증가하는 것이다. 실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스탠더드(신흥국 시장) 인덱스 중 인도 주식 비중은 지난 7월 사상 최대인 20%까지 올라갔다. 불과 2020년 8%대에서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중국 주식 비중은 38.5%에서 22.3%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MSCI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지수로 세계 신흥국 주식시장의 성과를 추적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지수다.
실제 인도에선 IPO 붐이 일고 있다. 올해 최대 IPO가 될 인도 주택금융 그룹인 ‘바자즈’가 이달 초 성공적인 상장을 마친 데 이어 지멘스 인도 에너지 사업부, 글로벌 호텔 체인 OYO와 같은 외국 기업도 기업공개를 추진 중으로 전해졌다. CNBC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238개 기업이 IPO를 했는데 이는 9년 사이 최대치다. 올해는 9월까지 이미 240여 개의 기업이 인도 증시에 신규 상장해 86억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최근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인도 경제는 급속하게 확장하는 가운데 인도 증시의 IPO 붐이 일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상장의 성적도 좋은 편이다. 올해 인도에서 상장한 주식은 첫날 평균 30% 상승을 기록한 반면 세계적으로는 22%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 바자즈 그룹은 신규 상장 이후 거래 첫날인 지난 16일 주가가 165루피로 공모가(70루피)에 비해 136%나 급등했다. 실제 투자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이란 뜻이다. 일부에선 거품이라는 지적도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상장한 240개 기업 중 대부분은 1억달러 미만을 모금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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