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상 첫 ‘美 최대 투자국’ 됐다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최대 투자국이 됐다. 2023년 기준 한국 기업이 미국 내 프로젝트에 투자를 약정한 규모가 215억달러(약 28조6300억원)를 기록하면서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미국이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자 “중국에 투자했다가는 우리 수출 길이 막힐 수 있다”고 우려한 우리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대폭 늘린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도 미래 산업을 떠받칠 반도체·전기차 등 핵심 산업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한국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이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15억달러를 투자한 한국이 대미 최대 투자국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투자를 약정한 금액 기준이다. 2022년 1위를 차지했던 대만의 투자가 급감하면서 한국이 1위 자리에 올라섰다. TSMC 같은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일본과 동남아 지역으로 투자를 다각화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한국의 대미 투자는 계속 증가해왔지만 2010년대에도 10위권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국 제조업을 살리겠다”며 2022년부터 ‘반도체 과학법’(칩스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까지 도입하며 전기차·반도체 등에 주어지는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늘리자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LG에너지솔루션과 5조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도 지난해 3월 GM과 5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배터리 3사의 대미 투자 규모만 수십조 원에 이른다. 실제로 2019년 한국의 대외 투자액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0% 이상으로 급증했다. 동시에 중국에 투자한 규모는 전체의 11%에서 1% 미만으로 크게 줄었다.
한편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보조금과 세제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하면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통상전략실장은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온 보조금 정책을 축소해 한국 기업이 불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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