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이스라엘 삐삐 테러는 선전 포고”…보복 예고에 일촉즉발

조기원 기자 2024. 9. 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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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도자가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선호출기(삐삐) 및 무전기(워키토키) 폭발 사건으로 레바논에서 최소 37명이 숨진 사건에 대해, 이스라엘의 "선전 포고"에 해당한다며 보복을 다짐했다.

나스랄라는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헤즈볼라 최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숨진 이틀 뒤인 지난달 1일에 한 연설 때도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보복을 다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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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하산 나스랄라가 19일(현지시각) 텔레비전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Hezbolla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도자가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선호출기(삐삐) 및 무전기(워키토키) 폭발 사건으로 레바논에서 최소 37명이 숨진 사건에 대해, 이스라엘의 “선전 포고”에 해당한다며 보복을 다짐했다.

하산 나스랄라는 19일(현지시각) 방송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모든 경계와 레드 라인을 넘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지난 17일 레바논 전역과 시리아 일부에서 벌어진 삐삐 폭발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이스라엘이 공격에 사용한 삐삐가 4000대가 넘는다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4000명을 동시에 살해하려 했고, 이튿날인 18일도 무전기를 든 수천명을 살해할 목적으로 같은 공격을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사건 발생 뒤 처음으로 이날 공개 발언을 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테러”이며 “학살”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으며, 이는 “레바논 국민과 주권에 대한 선전 포고”라고도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헤즈볼라가 무릎을 꿇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가자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는 이스라엘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지대를 중심으로 이스라엘과 전투를 벌여오고 있다.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은 “정당한 처벌”에 직면할 것이라며 보복도 다짐했다.

나스랄라는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헤즈볼라 최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숨진 이틀 뒤인 지난달 1일에 한 연설 때도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보복을 다짐한 바 있다.

이후 헤즈볼라는 지난달 25일에 이스라엘을 향해 320여대의 무인기(드론)과 로켓을 쏘며 보복했으나 이스라엘에 큰 피해를 입히지는 못했다. 오히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공격 전 레바논 남부를 선제 타격했다. 헤즈볼라는 당시 보복 성공을 주장했고, 중동 확전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삐삐 및 무전기 폭발 공격은 레바논 전역에서 다수의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한 만큼 헤즈볼라가 지난달과 같은 양상으로 보복할 지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나스랄라의 연설이 방송에서 나오고 있을 때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상공에 이스라엘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날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또한, 이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과 접한 북부 전선의 군사 계획이 승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이 전쟁 지속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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