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정주영과 강릉 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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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입구는 앰뷸런스와 119구급차량으로 빌 틈이 없었다.
추석 명절 연휴 강릉 아산병원 응급실은 이렇듯 숨 가쁘고 긴장된 시간으로 채워졌다.
다른 훌륭한 병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강릉 아산병원이 없었다면 어땠을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들다.
강릉 아산병원은 정주영(1915∼2001) 전 현대그룹 회장을 떼어놓고 설명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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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입구는 앰뷸런스와 119구급차량으로 빌 틈이 없었다. 영양제 주머니를 꽂은 환자들이 현관 앞에서 이동식 침상에 누워 대기하고 있었다. 보호자와 구급대원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호명을 기다렸다. 모든 환자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생사를 다투는 위급한 상태이거나, 동네 병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받은 중증 환자들이 우선이었다. 응급실 안은 더욱 급박하게 돌아갔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긴급 조치에 여념이 없었다.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산소 호흡기를 달거나 약품을 투약해 고비를 넘기게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환자들은 혈액 검사와 X레이 촬영,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위해 검사실을 오고 갔다. 의료진들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말도 줄여야 했다. 모든 응급조치 과정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움직였다. 추석 명절 연휴 강릉 아산병원 응급실은 이렇듯 숨 가쁘고 긴장된 시간으로 채워졌다. 더불어 영동 지역 최대 종합병원으로서의 비중을 확인하게 했다. 다른 훌륭한 병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강릉 아산병원이 없었다면 어땠을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들다.
강릉 아산병원은 정주영(1915∼2001) 전 현대그룹 회장을 떼어놓고 설명할 수는 없다. 전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기도 했던 고인은 1996년 11월 강릉시 사천면에 아산병원을 개원했다. 고향 주민들을 위해 강원도에 종합병원을 설립한 것이다. 병원은 삼척에서부터 고성까지 강원 동해안 전체를 아우른다. 주민들은 수도권의 큰 병원을 가지 않고도 1시간 안팎의 시간에 규모를 갖춘 종합병원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정 명예회장의 고향 사랑은 각별했다. 1970년 강원은행 창립 발기인 대표 추대에 응하며 향토은행 운영에 큰 역할을 했다. 1998년엔 두 차례에 걸쳐 소 1001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넘어 북강원으로 향했다. 이윽고 금강산 관광을 성사하기에 이르렀다. 강릉에 큰 병원을 세운 것도 애향심의 발로임이 분명하다. 그의 고향 사랑과 생명 존중 사상은 위기를 맞고 있는 의료계와 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는 기업이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고인이 된 정 회장의 말이 들리는 듯하다. “부자들아. 돈은 이렇게 쓰는 거야.”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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