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34승, 구원으로는 첫 승…kt 소형준 "불펜 투수 힘드네요"

이대호 2024. 9. 1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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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선발과 불펜 가운데 뭐가 힘든지 물어보면 '이닝 수가 훨씬 많은 선발'이라고 답했어요. 막상 해보니까 불펜 투수가 더 힘든 것 같아요. 불펜 투수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소형준은 "불펜 투수의 어려움을 몸소 느끼고 있다. 묘한 긴장감이 있다"면서 "나중에 선발로 돌아간다면 (불펜 투수를 위해) 더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나 경험 많은 투수답게 소형준은 빠르게 1군 경기에 적응했고 마치 필승조 선수처럼 불펜에서 대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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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수술 재활 마치고 이달 1군 복귀…3경기 만에 승리
복귀 후 첫 승리를 따낸 kt 소형준 [촬영 이대호]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예전에 선발과 불펜 가운데 뭐가 힘든지 물어보면 '이닝 수가 훨씬 많은 선발'이라고 답했어요. 막상 해보니까 불펜 투수가 더 힘든 것 같아요. 불펜 투수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상대 입장을 완전히 느끼려면 입장을 바꿔 경험해보는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kt wiz 오른손 투수 소형준(23)은 요즘 불펜 투수의 노고를 몸소 느끼고 배워간다.

2020년 입단하자마자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해 줄곧 kt 선발진 대들보로 활약하다가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쉼표를 찍은 그는 이달 1군에 복귀했다.

1군 복귀 후 세 번째 등판인 19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소형준은 팀이 4-4로 맞선 5회 등판, 1이닝을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후 타선이 폭발해 팀이 12-5로 승리하면서 소형준은 복귀 첫 승리를 따냈다.

프로 통산 34승을 거둔 소형준의 첫 구원승이다.

복귀 후 첫 승리를 따낸 소형준 [kt wiz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후 만난 소형준은 "올해는 승리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있었다. 내가 내려가고 대량 득점이 나와서 승리했다. 팀도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해서 기쁘다"고 했다.

선발 투수로 뛸 때는 최소 5이닝을 버텨야 했고, 불펜에서 방화라도 하면 승리를 날리기 일쑤였던 그는 1이닝만 던지고 '승리 투수' 훈장을 얻은 게 어색한 듯했다.

소형준은 "선발로 6∼7이닝 던져서 승리하다가 1이닝 막고 내려와서 승리 가져가니까 마치 (마트에서) '1+1' 상품을 산 것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생각지 않은 성과가 따라왔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해서 불펜 투수가 편하다는 건 아니다.

소형준은 "불펜 투수의 어려움을 몸소 느끼고 있다. 묘한 긴장감이 있다"면서 "나중에 선발로 돌아간다면 (불펜 투수를 위해) 더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화기애애한 kt wiz 투수들 (긴[일본 오키나와현]=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kt wiz 박영현, 소형준 등 투수들이 24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현 긴 야구장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에서 밝은 표정으로 훈련하고 있다. 2024.2.24 dwise@yna.co.kr

이어 "불펜 투수는 매일 경기를 준비하는 것부터 스트레스다. 선발 투수는 던진 다음 날 긴장감 없이 샤워하고 편한 마음으로 경기 보는데, 불펜 투수는 그게 아니다. 긴장감 때문에 몸도 더 피로하다"고 덧붙였다.

이강철 kt 감독은 소형준이 1군에 복귀한 직후 가능하면 편한 상황에서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막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에 구위를 찾는 게 우선이어서다.

그러나 경험 많은 투수답게 소형준은 빠르게 1군 경기에 적응했고 마치 필승조 선수처럼 불펜에서 대기한다.

소형준은 "감독님이 편한 상황에서 쓴다고 하셔서 복귀전 치르기 전에 경기가 팽팽한 상황이라 긴장감 없이 소파에 앉아서 TV로 경기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2-0으로 앞선 8회에 등판 준비하라고 하더라"면서 "결국 등판은 안 했는데, 언제든 나갈 수 있으니 긴장하고 있으라는 감독님의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한창인 시즌 막판 돌아온 소형준은 지금 마운드에 올라가 던지는 게 마치 선물처럼 느껴진다.

불펜 투수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하면서도 그는 "그래도 이렇게 여기서 야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미소를 보였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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