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범 기업인상' 대표의 두 얼굴?..."때리더니 산재 처리해!"
[앵커]
모범 중소기업인으로 뽑혀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제조업체 대표가 직원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을 못 한다는 게 이유에서였는데, 해당 직원은 대학 연계 프로그램으로 한 학기만 일하러 온 학생이었습니다.
표정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대학생 A 씨는 학점이 인정되는 연계프로그램을 통해 한 중소 제조업체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일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지시한 일을 제대로 못 하고 실수했다며 회사 김 모 전무에게 심한 욕설을 들은 것입니다.
[김모씨 / 중소 제조업체 전무이사 : 너 한국사람 아니냐? 한국 사람 아니야? 아이 XX 진짜 짜증 나 죽겠어 뭐 하나 시키면 X.]
두 달 뒤 받은 충격은 더 컸습니다.
A 씨는 "전무 친동생이자 회사 대표가 일 처리가 느리다는 이유로 폭행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타박상을 입은 몸도 몸이지만 마음에 생긴 상처는 훨씬 더 깊고 큽니다.
정신적 충격을 감당하기 어려워 병원에 기대는 상황입니다.
[대학생 A 씨 / 폭행 피해자 : 제 눈 밑도 세게 쿡쿡 찌르시고, '난 네 눈 파버리고 산재처리 해주면 돼. 난 돈만 주면 돼' 라고…. 그냥 아무도 못 건드리는 그런 느낌인 거예요. 아무도 말리지도 않고 뒤에서 그냥 보기만 하고 있고….]
A 씨가 폭행 당사자로 지목한 대표는, 이후 지방 중소기업인대회에서 모범 기업인으로 선정돼 대통령표창장을 받았습니다.
직원 사기를 북돋고,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기업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석 달 넘게 회사에서 함께 일해온 A 씨에겐 도저히 납득이 안가는 대목입니다.
[대학생 A 씨 / 폭행 피해자 : 출장 갔다 와서 더러운 차가 있으면 망치를 가져오라고 해요. 망치를 갖다 드리면 차 유리를 망치로 다 부숴요. 정리 엉망으로 돼 있다고….]
경찰은 지난달 말 대표를 폭행뿐 아니라 욕설과 모욕 혐의도 더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YTN 취재진은 대표 측에 입장을 물었지만,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온 건 아니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한만목 / 노무사 :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분들은 후유증이 오래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폭행 건 같은 경우는 엄하게 처벌돼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조사에 나선 고용노동부는 전무와 대표의 행위 모두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하고 조만간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표정우입니다.
YTN 표정우 (pyojw03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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