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이어 韓도 금리 인하 수순, 집값·가계부채 관리 강화해야
한은 경기방어 위해 더 실기 말아야
부작용 최소화하는 정책조합 필요

미국이 예상과 달리 빅컷을 결행한 건 고용냉각과 경기침체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연준은 연말 실업률 전망치를 종전 4%에서 4.4%로 높이고 올해 성장률도 0.1%포인트 낮춘 2.0%로 내다봤다. 미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은 이 때문이다. 연준은 점도표에서 올 연말 기준금리를 4.4%로 제시해 사실상 0.25%포인트씩 두 차례 추가인하도 예고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전반적으로 한국경제에 호재라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과거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 금리 인하 때 터졌다. 당장 미 경제의 경착륙은 한국의 수출과 성장에 치명적 악재다. 한·미 금리 격차 축소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져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할 수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내년 성장률을 2.1%로 내다보면서도 미 성장률 둔화가 확대될 경우 0.3%포인트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 경제가 외풍에 취약한 만큼 경각심을 한층 높여야 할 때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보는 연준의 피벗을 언급하며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했다. 한은은 물가가 안정세에 들어선 만큼 경기방어 차원에서 금리 인하를 더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침체가 심화하고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도 한계 상황에 몰린 지 오래다. 오죽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월 기준금리를 내렸어야 한다며 ‘실기론’을 제기했겠나. 집값과 가계 빚을 걱정하는 한은의 고민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금리가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금융 상황에 따라 다르다. 외려 대출규제와 주택수급과 같은 미시대책의 약효가 클 수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적 관리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했다. 말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와 한은은 정교한 정책조합·공조를 통해 거시경제관리와 금융안정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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