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나와라’ 이승엽 기대했던 베테랑에 최승용까지 터졌다… 두산, KIA 꺾고 4연승 질주 3위 노린다 [잠실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최근 좋은 기세를 타며 LG로 굳어지는 것 같았던 3위 자리에 도전장을 내민 두산이 4연승을 기록하며 주말 LG와 3연전 맞대결을 앞두고 분위기를 후끈 지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기대했던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에, 위기의 선발진에는 최승용의 역투까지 나오면서 리그 선두 KIA를 잡고 4연승을 질주했다.
두산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와 경기에서 선발 최승용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와 경기 시작부터 집중력 있게 터진 타선의 조화를 묶어 9-4로 완승했다. 리그 4위 두산(69승66패2무)은 3위를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반대로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KIA(83승53패2무)는 선발 투수의 부상과 다소 힘이 빠진 경기력을 보여준 끝에 2연패에 빠졌다.
두산 선발 최승용은 6이닝 동안 73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 호투로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로 2023년 10월 3일 잠실 키움전 이후 352일 만의 퀄리티스타트였다. 두 번째 투수 홍건희가 1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다소 고전했으나 최종인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KIA 추격 흐름을 끊었다.
타선에서는 양의지가 솔로포 포함 2안타 2타점, 김재환이 2루타 2개, 김재호가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는 등 해줘야 할 베테랑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했다. 이유찬 양석환 제러드도 각각 1안타 1타점씩을 기록했다.
반대로 KIA는 선발 에릭 스타우트가 1⅔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한 것에 이어 부상으로 이탈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스타우트는 20일 허벅지 상태를 보고 병원 검진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기훈이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채 1⅓이닝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고, 최지민은 1이닝 1실점, 임기영은 1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못했다. 김대유 유승철 박준표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건 긍정적이었다.
타선에서는 최원준이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40-40 도전에 나선 김도영이 1회 3루타를 쳤다. 소크라테스가 솔로홈런을 기록했고 김선빈 최형우가 각각 1안타 1타점씩을 기록했다.
최근 3연승의 좋은 기세를 타며 3위 LG를 추격하고 있는 두산은 이날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제러드(지명타자)-강승호(2루수)-김재호(유격수)-이유찬(우익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올 시즌 부상으로 자기 몫을 못하다 최근 중책을 맡고 있는 좌완 최승용이 나섰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20일부터 22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릴 LG와 3연전이 중요하다는 평가에 대해 “주말 경기는 내일부터 생각을 하겠다. 우선은 오늘 하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곽빈, 김민규, 발라조빅 순으로 나간다”고 주말 3연전 선발을 예고했다. 이 감독은 중요한 경기를 많이 경험한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를 걸면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올라오고 있는 단계라고 평가하면서 이날 경기에 최선을 다할 뜻을 드러냈다.
17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KIA는 이날 김도영(3루수)-박찬호(유격수)-김선빈(2루수)-최형우(지명타자)-소크라테스(좌익수)-이우성(우익수)-변우혁(1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중견수) 순으로 타순을 짜며 정예 멤버가 나왔다. 선발로는 외국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가 출격했다. 당초 이날 순번은 에릭 라우어가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손톱 쪽에 다소간 문제가 있어 스타우트가 나섰다. 이범호 감독은 라우어는 정규시즌 종료 전에는 한 경기에 나서고 시즌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팀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지만 이범호 감독은 “민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말로 이날까지는 주전 선수들이 나서고, 광주로 돌아간 다음에는 젊은 선수들이 낀 라인업이 가동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 40-40 도전에 나서는 김도영은 잔여 경기에 리드오프로 출전해 한 타석이라도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 공언했다.
시작은 KIA가 좋았다. KIA는 선두 1회 선두 김도영이 가운데 담장을 직접 때리는 3루타를 치고 나갔다. 잠실이 아니었다면 능히 홈런이 될 수도 있는 타구였지만, 중앙 담장까지 125m라는 넓은 크기를 자랑하는 잠실의 벽에 막혀 시즌 38호 홈런은 무산됐다. 대신 선취점으로 이어졌다. KIA는 박찬호가 볼넷을 고른 뒤 도루까지 성공해 무사 2,3루를 만들었고, 김선빈의 2루 땅볼 때 3루 주자 김도영이 홈을 밟았다. 이 득점은 김도영의 시즌 135번째 득점으로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현 KIA)이 가지고 있던 KBO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어 KIA는 1사 3루에서 최형우가 우전 적시타를 치며 2-0으로 앞서 나가 정규시즌 우승의 기세를 이어 가는 듯했다.
하지만 오히려 당장이 급한 두산의 집중력도 만만치 않았다. 두산은 0-2로 뒤진 2회 3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두산은 2회 선두 김재환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양석환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제러드가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쳐 1점을 만회했다. 강승호의 2루 땅볼로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김재호가 중전 적시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이유찬이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큼지막한 적시 2루타를 터뜨렸고, 1루 주자 김재호가 전력으로 그라운드를 돌아 홈까지 들어와 3-2 역전에 성공했다. KIA는 불운도 있었다. 선발 스타우트가 정수빈에게 공을 던지는 과정에서 미끄러지며 왼쪽 허벅지에 큰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투구를 포기하고 교체되는 예상 못한 사태가 있었다. KIA는 김기훈이 마운드에 올라 일단 추가 실점을 막고 한 템포를 끊었다.
하지만 두산은 3회 3점을 추가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두산은 3-2로 앞선 3회 1사 후 김재환이 우익수 옆 2루타를 치고 다시 포문을 열었고, 양석환이 좌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도망갔다. 제러드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강승호가 볼넷을 골라 기회를 이어 갔다. 여기서 김재호의 타구가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지는 적시타로 이어지며 5-3으로 앞서 나갔다.
이어 상대 실책까지 등에 업었다. 이유찬의 타구가 마운드 위에 높이 떴는데, 1루수 변우혁과 3루수 김도영이 정확하게 사인을 주고받지 못해 결국 공이 그대로 떨어졌다. 마지막 순간 3루수 김도영이 공을 잡으려 했으나 그러지 못해 실책으로 기록됐다. 그 사이 주자 하나가 더 홈을 밟아 6-2로 달아났다.
KIA는 2-6으로 뒤진 4회 소크라테스가 장쾌한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1점을 추격했지만, 두산은 4회 양의지가 좌월 솔로홈런으로 맞불을 놓으며 4점차를 유지했다. 그리고 최승용의 안정적인 투구가 이어지는 사이 7-3으로 앞선 6회 추가점을 내며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6회 선두 정수빈의 우익수 오른쪽 2루타에 이어 허경민의 3루 땅볼 때 김도영의 포구 실책이 나오며 2루 주자 정수빈이 그대로 홈까지 들어와 8-3을 만들었다. 이어 두산은 양의지가 1루수 옆을 빼고 나오는 적시 2루타를 쳐 9-3으로 도망갔다.
KIA가 7회 1점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경기 흐름이 두산으로 넘어간 상황이었다. 두산은 이후 차분하게 KIA 타선을 막아서며 리드를 유지하고 결국 9-4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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