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 삼겹살 악재에도…제주 관광객 1000만명 돌파

직항 회복에 크루즈선 재개
외국인, 전년보다 225% 늘어
고물가로 내국인은 6% 감소

중국인 관광객을 필두로 외국인 관광객이 큰 증가세를 보이면서 제주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일찍 1000만명을 돌파했다. 고물가의 영향으로 내국인 방문객은 소폭 감소했다.

19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제주를 방문한 내·외국인 관광객은 지난 17일 기준 누적 1000만4100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난 수치다. 누적 관광객 1000만명 돌파는 지난해(9월29일)보다 12일 일렀다.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누적 외국인 관광객은 140만6100여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25.0% 늘었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7.7% 늘었다.

코로나로 중단됐던 해외 직항 노선이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됐고,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태운 크루즈선 운항이 재개된 영향이 크다. 지난 7월 기준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75%가 중국인 관광객으로 분석됐다. 홍콩과 대만으로 범위를 넓힌 중화권 관광객은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90%에 이른다. 특히 올해 제주를 찾은 대만인 관광객은 사상 처음 지난달 1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태운 크루즈선은 2017년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제주 기항을 하지 않다가 6년5개월 만인 지난해 8월 다시 제주를 찾았다. 중국발 크루즈선의 운항 재개 등의 영향으로 올 한 해 제주에는 300회 이상의 크루즈 입항이 예정돼 있다. 이들이 싣고 올 관광객은 70만명 이상으로 기대되고 있다.

같은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859만8000여명으로 6.0% 줄었다. 엔데믹 후 해외여행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제주를 덜 찾은 결과다. 제주의 비싼 물가, 비계 삼겹살 논란 등 각종 부정적인 이미지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올여름 이후 내국인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어 하반기에는 다시 상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제주도는 기대하고 있다. 올 추석 연휴에도 3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제주를 찾았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