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개입’ 포함된 김건희 특검법…압도적 찬성 민심이 ‘변수’
민주당 “후퇴 없이 끝까지 간다”…26일 본회의서 즉각 재표결
여권, 최악 지지율 속 여론 역행 부담…이탈표 가능성 배제 못해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특검법 정국이 재현되고 있다. 야당은 공천개입 의혹 등 잇단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정조준한 김건희 특검법을 관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윤석열 대통령은 또다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민 다수가 찬성하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정부와 여당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19일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과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지역화폐법)을 단독 의결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명품가방 수수,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의 불법행위, 인사개입, 채 상병 순직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22대 총선 선거개입 등 총 8개 의혹을 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 번째 본회의 문턱을 넘은 채 상병 특검법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제안을 반영한 ‘제3자 특검 추천’과 야당의 거부권을 보장한 기존 안에 국민의힘이 요구해온 제보 조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했다. 지역화폐법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 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여당은 세 법안 모두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윤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일방적인 강행처리로 통과된 법안이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주실 것을 강력히 건의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이후인 24일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거부권 행사로 법안이 국회로 되돌아오면 곧장 재표결에 들어갈 방침이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9월24일에 (3개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26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추진하겠다”며 “9월30일 혹은 10월2일 정도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10월7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기에 그 전 주쯤 재의표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반복되는 거부권 행사에도 ‘후퇴는 없다’고 공언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만약 10월에 관련 법안이 재표결해서 통과되지 않는다고 해도 11월이든 12월이든 계속 시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야권에선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재표결에 나서면 ‘수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탈표 가능성은 작다고 보는 분위기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특검법 자체가 잘못됐다는 데 대해) 당 의원들이 다 공감을 해서 이탈표가 나오느니 어쩌니 하는 건 민주당의 희망사항”이라고 일축했다.
문제는 여론이다. 한국갤럽 9월 둘째주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인 20%로 추락했고 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찬성은 62%로 반대(30%)의 2배를 넘었다. 김 여사 의혹 규명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민심을 더욱 악화시켜 지지율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유진·민서영·박하얀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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