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9·19선언 6돌…문 전 대통령 “남북 당국 당장 대화해야”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저녁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평화의 인사’라는 제목의 연설을 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한반도는 한 걸음만 더 걷는다면 군사적 충돌로 번질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남북한 당국은 더는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당장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평화, 가야 할 그날’을 주제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광주 평화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마지막 순서로 기념식 무대에 올라 “미국은 대선 이후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과거처럼 배제되지 않으려면, 먼저 대화를 선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북한은 지난 정부 때와 달리 완전한 비핵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관철하기 위해선 한미 간의 보다 긴밀한 협상 전략의 공유와 공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했다“며 “기존의 평화·통일 담론도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지만 현 정부는 그럴 의지도, 역량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는 시민들이 9·19 평양공동선언의 정신을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실현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전 대통령에 앞서 임종석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통일 하지 맙시다”라는 도발적인 발언으로 기념사를 시작했다. 임 준비위원장은 “두 개의 국가 상태를 유지한 상태로 남북이 협력해 동북아 단일경제권, 동북아 일일생활권을 우리의 새로운 목표로 삼는다면 충분히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충분히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 간에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오가는 교류와 협력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뒤 통일 논의를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참석자들을 대표해 광주 평화선언을 발표하며 “내년 9월에 열리는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 북한선수단과 예술단을 초청하기 위해 세계양궁협회와 교황청, 우리 정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대북전단과 오물풍선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악순환을 끊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앞당기기 위해 남과 북이 함께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기념식 참석에 앞서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둘러본 문 전 대통령은 20일 오전 9시30분부터 호텔현대 바이라한 목포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 ‘전남 평화회의’에도 참석해 기조연설할 예정이다.

한편, 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 철도‧도로 구축 등 남북경제협력에 관한 내용이 담긴 ‘9·19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6주년 기념식은 광주광역시, 전남도, 경기도, 노무현재단, 포럼 사의재, 한반도평화포럼이 주최하고 한반도평화공동사업위원회가 주관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