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인이 운동하기 좋은 도시, 초고령사회 부산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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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스포츠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세 가지 요소 중에서 '건강'과 '친구'는 노인 스포츠를 장려함으로써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노인 유병률이 감소하면 건강보험 지출이 줄어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노인 스포츠 활성화가 국가 전체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차원까지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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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 전환으로 투자 차원 접근 필요
노인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스포츠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신문이 시작한 ‘부산 복지스포츠 도시로’ 시리즈가 계기다. 전문적으로 운동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없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스포츠클럽이나 국민체육센터에는 노인 프로그램이 없거나 한정적이고, 민간은 이용료 부담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다. 그래서 택하는 장소가 아파트 단지나 공원, 학교 운동장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환경에 놓인 노인이 많다. 부산이 노인의 도시라고 하면서도 정작 이들을 위한 인프라나 프로그램은 상당히 부실한 셈이다.
노인이 가진 문제 중 제일 큰 것이 ‘빈곤’ ‘질병’ ‘고독’이다. 국제신문이 최근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필요 항목으로 꼽힌 ‘돈’ ‘건강’ ‘친구’와 같은 맥락이다. 이 세 가지 요소 중에서 ‘건강’과 ‘친구’는 노인 스포츠를 장려함으로써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연금’보다 ‘근육’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건강나이와 기대수명 간에는 여전히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 과거에 비해 수명이 늘었다고는 하나 몸이 아프면 큰 의미가 없다. 건강은 단순히 노인 개개인과 그 가족 삶의 질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노인 유병률이 감소하면 건강보험 지출이 줄어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노인 스포츠 활성화가 국가 전체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차원까지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부산으로선 청년 인구 감소가 최대 숙제다. 그러나 현재의 저출생 고령화 추세는 어지간한 노력과 인식 변화가 병행되지 않고서는 단기간에 개선되기 힘들고, 어쩌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불가역적 현상으로 고착화될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설사 반전이 일어날지라도 최소 수십년간은 이 상황에 적응하고 이에 맞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외면하기 어렵다. 부산은 산 바다 강이 어우러져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기후가 따뜻하다. 제2 도시답게 병원 대학 등 제반 여건도 좋다. 이들을 잘 연계하면 미처 생각지 못한 활로가 열릴 수 있다. 노인 인구 증가가 도시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지만 뒤집어 보면 ‘노인 친화’라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노인 스포츠 시설 부족의 해결책은 결국 돈의 문제로 귀결된다. 노인 각자가 개인적으로 스포츠 활동에 투자하기 위해서도 돈이 있어야 하고 이들에게 직간접적 혜택을 제공하려면 공공의 재정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330만 부산 인구 중에서 23%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향후 20년 내에 인구 10명 당 4명이 노인이라는 예상도 이미 나와 있다. 노인이 공동체 구성원 중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사회가 된 이상 관련 시설 및 인프라 구축과 지원을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 맞닥뜨린 현상을 마냥 골칫거리로 인식하느냐, 패러다임 전환의 호재로 활용하느냐는 동전의 앞뒷면과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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