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팬데믹 고립 속 놀라운 이야기 外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2024. 9. 1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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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 고립 속 놀라운 이야기

벌레 폭풍- 이종산 장편소설 /문학과지성사 /1만7000원


2012년 첫 장편소설 ‘코끼리는 안녕’으로 제1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받으며 데뷔한 이종산 작가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벌레 폭풍’은 2020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SF 단편 앤솔러지 ‘팬데믹: 여섯 개의 세계’의 수록작 ‘벌레 폭풍’을 장편으로 개작한 작품이다. 세계인의 전방위적인 일상에 변화를 불러왔던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과 그로 인한 개인의 고립 문제에서 착안해 놀라운 상상력을 펼쳐 보였던 작품이 장편으로 다듬어지면서 여러 에피소드와 등장인물 각각에 대한 밀도 있는 서술이 더해진다.

# 늙음에 관한 근본적인 고뇌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소노 아야코 에세이 /오경순 옮김 /책읽는고양이 /1만8800원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인사치레는 포기할 것’, ‘교제 범위나 매너를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지 말 것’, ‘칭찬하는 말조차도 주의할 것’…. 일본 소설가 소노 아야코의 에세이로, 시부모님 두 분과 친정어머니 이렇게 세 명의 노인과 한집에서 함께 살아온 작가가 평소 기록해온 늙음을 경계하는 글을 모아 펴낸 책이다. 소노 아야코의 나이 마흔에 출판된 이후 51세와 65세 때에도 수정·가필하여 다시 나올 정도로 세대가 바뀌어도 공감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고뇌를 다루었다. 국경을 초월하여 독자와 만나왔다.

# 감수성으로 읽어낸 생명의 위기

먼지였다가 연잎이었다가 구렁이였을- 무크지 시움 생명시집 /전망 /1만 원


무크지 ‘시움’에서 기후와 환경의 변화를 우려하며 지난해 기후 시집을 발간한 데 이어 생명시집을 시인 61명과 함께 펴냈다. 지구 생명 자체가 멸망 위기를 맞고 있는 죽음의 시대에 범우주적이고 전 지구의 차원에서 생명 이해를 되돌아보는 새로운 담론으로서 ‘생명시학’을 모색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 따지고 보면 기후의 위기는 결국 생명의 위기이다. 기후 위기에 작가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결국 이 기후 위기가 생명 위기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상상력과 감수성으로 읽어낸 생명의 위기.

# 품격있는 문장 완성하는 부호

마침표 꼭 찍어야 돼요?- 김민영 지음 /지은 그림 /사계절 /1만3000원


어린이 청소년 청년의 문해력이 이전 세대에 비해 부족하다, 그래서 문해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일상생활은 물론, 시험 문제를 읽고 의도를 잘 파악하기 위해서도 문해력이 꼭 필요하다. 자칫 문장 부호에 소홀하기 쉽지만 문해력, 즉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에도 문장 부호가 필요하다. 문장 부호라는 한끗 차이로 품격 있는 완전한 문장도 완성할 수 있다. 이 책은 약 20가지 문장 부호와 함께 온라인상의 기호, 생활 속 기호, 교정 기호까지 온 세상 기호를 다채롭게 담았다. 문장 부호를 다룬 첫 어린이 책.

# 위로와 치유의 힘 가진 씻김굿

더 씻김- 채선후 지음 /아트레이크 /1만8000원


‘진도 씻김굿’은 위로와 치유의 힘을 품은 무형유산으로, 전라남도 진도군 고유의 굿이다. 1980년 국가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이래 미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에서 예술성을 인정받는 한국 전통문화다.

씻김굿은 신내림을 받은 강신무가 행하는 주술적 의미의 굿과 다르다. 씻김굿의 문화예술적 의미와 굿판 위 도구, 가락 흐름 등을 설명하는 이 책은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채선후 수필가는 결혼 후 진도에 살며 그곳 자연과 사람, 문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그 깊이를 담은 시선에서 씻김굿을 설명한다.

# 새롭게 쓰고 읽는 콩쥐와 팥쥐

콩쥐와 팥쥐- 양돈규 글 /김영희 그림 /지성사 /1만3000원


지금까지 알려진 전래동화 내용과 주인공의 행동에 동화작가 양돈규가 재미있고 건강하며 창의적인 내용을 담은 ‘새로 쓰고 다시 읽는 한국 전래동화’ 시리즈. ‘콩쥐와 팥쥐’는 콩쥐와 팥쥐, 새어머니(팥쥐 어머니)가 만나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다.

팥쥐와 새어머니가 콩쥐를 미워하고 심술궂은 행동을 하지만, 콩쥐는 어려움을 참고 팥쥐와 새어머니를 존중하며 착하게 산다. 결국 팥쥐와 새어머니도 지난날 잘못을 반성하고, 콩쥐에게 큰 사랑과 희생으로 보답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아름다운 가치와 소중한 교훈을 들려준다.

# 낡은 스쿨버스의 따뜻한 변신

노란 버스- 로렌 롱 그림 책 /윤지원 옮김 /지양어린이 /1만7500원


미국의 작가 로렌 롱이 시골 농장에서 염소들 놀이터가 된 낡은 스쿨버스를 보고 구상한 이야기. 처음에는 어린이들을 태우던 스쿨버스였지만, 세월이 흐르며 노인들을 태우고 다니는 버스로 바뀌고, 변두리 고가도로 밑에 버려지고, 그러나 추운 겨울밤에 집 없는 노숙자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노란 버스는 언제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 한다. 흑백의 고전 영화에 그래픽으로 컬러를 덧입힌 효과를 연상시키는 로렌 롱의 채색 기법은 의인화된 버스의 감성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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