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다녀온 이재명 "오지의 노인들 `주식 팔아야돼?` 물어와, `안 사는 게 좋다` 했다"
"아프면 죽는데이" 응급의료 불안 부각…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관제사업 확대 주장
금투세 말 아낀 채 "주식시장 불합리해, 투자하겠냐…세금 정치공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증시 하락에 대해 "기업들과 대한민국 경제가 암울"해서라며 '자유 시장' 기조가 아닌 관(官)의 적극적인 개입과 재정투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민주당 주도로 입법 후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국민의힘과 정부가 폐지·세제개편을 촉구한 것에도 사실상 '정치 공세'라고 치부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산업 경제정책 또는 국가 경제를 발전시켜야 되겠다는 의지, 또는 경제 발전을 하게 할 수 있는 실력이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또 추석 연휴 동안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의 민심을 듣고 왔다며, 한국 기업 주식을 "지금 상태라면 안 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버스 하루에 한번밖에 안 들어오는 정말 오지의 노인들이 모여갖고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 주식 팔아야돼?' 이런 걱정을 저한테 물어온다. 그래서 제가 그건 솔직히 이야기해드렸다. '지금 상태라면 안 사는 게 좋겠다'"라면서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없는 암담한 상황인데 민주당이라도 국민들의 힘, 희망이 돼야한다"고 했다.
또 "제가 보수의 본향이라는 안동 분들을 만났는데 대체로 거의 다 비슷했다. '4~5년 정도 지나면 동네 사람이 없어질 것 같다, 다 연세가 70~80 된 분들만 남아계셔서 다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누가 이 마을을 지키겠냐' 이런 걱정들"이라며 "사과 농사나 특별한 몇개 작물을 지을 수 있는 땅 말고는 전부 다 묵고 있다. 소위 묵밭"이라고 전했다.
이어 "어떤 분이 제게 그런 이야기 하더라. '태양광사업 그거라도 내주면 그거라도 해 먹겠는데 그거 허가도 안 내준다' 요새 또 그런 모양"이라며 "재생에너지 부족 때문에 수출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정부도 재생에너지 문제는 대책이 없는 판인데"라면서 정부가 '고집'을 부리는 탓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리고 제일 많이 말씀하신 건 역시 연세가 많은 분들이 '절대로 아프면 안 된데이', '산소도 가지 마래이', '다치면 죽는데이' 전부 이러고 계신다"며 "안 그래도 30~40분 걸리는데 이제 응급실 가도 안 받아준다고 하니까"라면서 "명색이 제1야당 대표인데 '이렇게 하면 해결된다' 말을 못하겠더라. 정말로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어머니께선 '우리 그러면 사보험 들어야 하는 것 아냐?' 말씀했다"며 "일부에서 걱정하시는, 혹시 '영 안 되면 의료 민영화하면 되지 뭐' 생각을 혹시 하고있지 않나 걱정이 커졌다"고 정부를 겨냥했다. 또 "주식 걱정을 하는 분들도 꽤 있었다"며 "주식시장이 다른 나라보다 못 오를뿐 아니라 떨어질 때 더 빨리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나라는 지수가 몇배씩 오를 때 대한민국은 여전히 그 자리"라며 "제일 큰 원인은 기업들과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미래가 암울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경제정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경제주체들한테 의욕을 불어넣는 게 전혀 없고 다 '자유다, 시장이 알아서 한다, 우린 모른다'는 태도를 취해서"라고 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문제나 이런 데 전혀 대책을 제공하지 않고, R&D나 과학기술의 시대가 다가올텐데 과학 기술 문제를 어떻게 정부가 개입해 해결해 나갈 건지 비전이 있기는커녕 막 몇조원씩 되는 R&D 예산 대규모 삭감해갖고 연구자, 과학자들이 해외로 탈출을 하게 만들었다"며 "국제 투자기관들이 대한민국에 투자하겠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산업 경제정책이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두번째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매우 불합리하단 것"이라며 "전 재산 털어 몇천만원 좋은 주식 사 놓으면 누군가가 물적 분할, 자회사 만들어갖고 쏙 알맹이를 빼먹어버리니 껍데기 되고 일반적인 주식 사놓으면 전망이 안 좋아 주가는 계속 떨어진다"고 단언했다.
이어 "거기다가 또 하필이면 주가조작 세력들이 횡행해갖고 누구는 돈 벌었다는데 사고 나니 폭락해갖고 완전히 물려서 깡통 차는 이런 시장"이라며 "이 불공정한 시장에 누가 장기 투자를 하려고 하나. 거기다 최근에 이제 세금 문제까지 정치적으로 공세가 이루어지다 보니까, 그 원망하는 마음이 분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금 문제까지 정치적 공세'라고 비판하되 금투세는 직접 거론하지 않은 셈이다. 그는 "또 오늘 보니까 (여권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해괴한 사건들이 폭로돼 국민 걱정이 커지는 것 같다"며 "국민들께 희망도 만들어 드려야 되고, 또 민주당에 대한 기대와 신뢰도 우리 스스로의 정말 큰 노력을 통해서 키워 나가야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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