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핫 클립] 친구끼리 동업은 결국…판 커지는 ‘고려아연’ 싸움
롯데, 금호, 한미약품.
공통점이 뭘까요?
경영권 분쟁.
'회사는 내 것'이라며 가족끼리 골육상쟁을 했습니다.
이 대열에 최근 '고려아연'이 합류했는데요.
차이는, 가족이 아니라 동업한 친구 집안끼리 싸운다는 점입니다.
소비재가 아니어서 생소할 수 있지만,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련 세계 1위 기업입니다.
아연은 철이 녹슬지 않게 도금하거나 합금할 때 필수 소재, 별명이 '산업의 쌀'입니다.
연 매출, 시가총액 모두 너끈히 10조 원을 넘기는 배경입니다.
재계 28위 영풍그룹 소속인데, 지배구조가 독특합니다.
영풍그룹은 1949년 장병희, 최기호 두 창업주가 함께 시작했고, 지금도 대를 이어 동업 중입니다.
돈을 가장 잘 버는 계열사 고려아연은 최 씨 쪽이, 그룹 지주사는 장 씨 쪽이 맡고 있습니다.
돈은 최 씨가 벌고, 지배는 장 씨가 하는 구조입니다.
그룹 내 알짜배기인 고려아연 지분율은 31대 32, 양쪽이 막상막하입니다.
현금이 부족한 장 씨 쪽에선 배당을 늘리길 원했지만, 최 씨 쪽은 반대로 현금을 신사업 투자에 썼습니다.
이렇게 갈등이 커지던 중 추석 연휴 직전인 13일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가 등장합니다.
장씨 일가와 손을 잡고 고려아연 지분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나온 겁니다.
두 집안의 '아름다운 이별'은 물 건너간 셈인데, 정치권도 가세했습니다.
온산제련소가 있는 울산시가 투기자본에 향토기업을 넘길 수 없다고 나섰습니다.
[김두겸/울산시장/어제 : "산업 수도 울산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정치계, 상공계, 시민 등 지역사회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투기자본으로 찍힌 MBK는 오늘(19일) 1시간 넘는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현재 경영이 엉망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광일/MBK파트너스 부회장 : "재무 건전성도 악화하고 있다, 근데 엄청나게 빨리 악화하고 있다. 그냥 우리들 하는 말로는 현금을 물 쓰듯 하는 겁니다."]
공개매수 시한인 10월 4일까지, 장 씨와 최 씨, 어느 쪽이 지분율을 더 끌어올릴지가 1차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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