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 연준 ‘빅컷’, 정부 집값·부채 등 금리인하 여건 조성해야

한겨레 2024. 9. 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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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9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이미 통화완화 정책에 시동을 건 유럽연합·영국·캐나다 등 주요국의 금리인하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한국은 물가가 2%대로 안정되고 있음에도 수도권 집값 급등과 가계부채 탓에 글로벌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키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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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7일(현지시각)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결정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9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세계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이 2년 반 동안 지속된 통화긴축 시대를 끝내는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미 통화완화 정책에 시동을 건 유럽연합·영국·캐나다 등 주요국의 금리인하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한국은 물가가 2%대로 안정되고 있음에도 수도권 집값 급등과 가계부채 탓에 글로벌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5.25∼5.50%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정책 초점을 물가에서 고용으로 전환했음을 뜻한다. 연준이 전통적인 0.25%포인트 인하 대신 빅컷을 단행한 것은 그만큼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음을 방증한다. 연준은 올 연말까지 추가적으로 두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의 금리인하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키워준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달러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 수입물가를 낮추는 효과를 낸다. 하지만 연준이 올해 실업률 전망치를 4.0%에서 4.4%로 올린 것에서 보듯이 미국 경제의 침체 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보면, 현재의 미국 경제 상황이 우려되는 측면도 적지 않다. 연준은 지난 30년간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완화로 다섯차례 전환한 바 있는데, 2001년과 2007년의 경우 경기침체를 막지 못했다.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 경제의 침체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까지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다섯달 연속 2%대인 물가와 부진한 내수 상황만 보면 한은이 지금 당장 금리를 내려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맷값 상승폭은 0.83%로 2019년 12월 이후 최고치였다. 8월 역대급 증가폭을 기록한 은행권 가계대출은 9월에도 급증세가 뚜렷하게 꺾이지는 않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19일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추가적 관리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안이한 인식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경제 전반과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언제까지 수도권 집값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고금리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가. 정부가 집값 하향 안정화와 가계부채 연착륙에 더 강력하게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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