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 끝나도 회복 더딘 충청 연극계 "극장 불 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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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지역 연극 무대의 불이 꺼지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이 충청지역보다 12배 이상 많은 1077건의 연극을 무대에 올린 것과 대비된다.
실제로 충청권 연극계는 지역민들의 삶과 밀접한 주제를 연극 무대로 옮겨 왔다.
이어 "코로나19로 무관객 연극을 할 때 배우와 관객의 상호 교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깨달았다"며 "지역 연극계가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자리잡을 수 있도록 관련 논의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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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연극인 저조한 수입 직결… "부업 병행 필수"
일각선 충청권 고유 문화 계승·발전 저해 우려도
충청지역 연극 무대의 불이 꺼지고 있다. 현장 예술의 특성상 펜데믹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관객 수가 크게 줄어든 이후 현재까지 회복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19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 충청권에서 공연된 연극은 85건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서울이 충청지역보다 12배 이상 많은 1077건의 연극을 무대에 올린 것과 대비된다.
연도별 상반기 기준 충청권 연극 공연 건수는 △2020년 14건 △2021년 33건 △2022년 56건 △지난해 60건이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은 전산 통계를 공식적으로 집계하기 전이어서 단순 비교가 어려우나, 당시 하반기에만 충청권에서 107건의 공연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회복세는 더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관람표의 판매 수량과 액수 모두 서울과 경인권, 영남권 등보다 크게 뒤떨어졌다.
올 상반기 서울에서 팔린 연극 관람표 판매 수는 101만 5965장으로, 이로 인한 수입이 270억 9546만 원에 달했다. 이 기간 영남권은 12만 1323장의 관람표를 팔아 26억 4211만 원의 수익을 얻었다.
반면 충청권은 6만 1075장의 관람표를 발매하는 데 그쳐 11억 6902만 원을 벌어들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내 연극인들은 부가 수입을 창출하기 위해 부업을 병행하는 실정이다. 연극계의 수익이 저조한 탓에 연극인들이 본업에 전념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지역 A 극단 대표는 "연극 무대를 뒤로 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든 연극인이 많다"며 "지역 행사에 참여하거나 문화예술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면서 그나마 관련성 있는 업무를 하는 경우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지역 연극의 몰락이 자칫 지방소멸을 가속화할 것이란 위기감도 고조된다. 향토적 이야기를 담아낸 연극이 설 자리를 잃으면 지역 고유의 문화를 계승·발전할 수 없다는 우려다.
실제로 충청권 연극계는 지역민들의 삶과 밀접한 주제를 연극 무대로 옮겨 왔다.
대중가요 '대전블루스'를 소재로 대전역에서 헤어지는 두 남녀를 다룬 '이별의 말도 없이', 지역 주요 먹거리인 '칼국수'를 소재로 삼은 '신비한 요리집' 등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충청도 사투리를 대사 전면에 내세워 지역 특유의 '말맛'을 살린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와 '진천사는 추천석' 등도 지역색을 잘 살린 연극으로 손꼽힌다.
윤진영 대전연극협회장은 "충남 대덕군(현재 대전 중구)에서 태어난 단재 신채호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산책'이 지난해 대전연극제에서 대상을 차지했다"며 "연극은 단순히 오락적인 기능 이상으로 삶의 깊이감을 관객에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무관객 연극을 할 때 배우와 관객의 상호 교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깨달았다"며 "지역 연극계가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자리잡을 수 있도록 관련 논의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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