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연내 0.5%p 인하 가능성… 내수회복 숨통 트일 것" [美 '빅컷' 글로벌 긴축 마침표]

홍예지 2024. 9. 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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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기준금리 0.50%p 인하)에 나서면서 한국은행도 이르면 10월 금리인하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미국 금리인하의 배경에는 미국 경기의 침체가 있다"며 "이에 대응해서 금리를 내린 것이기 때문에 미국 경기가 살아나서 우리 실물경기,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즉각적으로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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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심층진단
한은 금리 내리면 내수 회복에 도움
자동차 등 수출은 위축될 수도
국내 물가 2%대까지 안정
韓경제 '빅컷'할 정도로 나쁘진 않아
중기·소상공인 어려움 큰 상황
지금이라도 완화적 금융정책 필요
美 경기침체 대응해 금리 내린 것
실물경제 바로 살아나기는 어려워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0.5%p 금리인하를 발표한 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증시판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기준금리 0.50%p 인하)에 나서면서 한국은행도 이르면 10월 금리인하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금리 장기화로 침체된 우리 내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국내 물가도 2%로 안정된 만큼 전문가들은 연내 0.50%p까지 금리가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연준이 0.50%p 금리인하를 단행한 19일 미국 통화정책 전환의 의미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정책대응방안에 대한 긴급 경제전문가 좌담을 가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이 연준을 따라 금리를 내리면 내수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연준의 '빅컷'으로 우리 정부는 내수진작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가계부채 억제와 내수경기 진작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이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역시 물가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나라다"라며 "2%대까지 물가가 안정됐기 때문에 정부, 특히 한은은 금리를 내릴 준비가 이제 돼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빅컷'을 우리 경제에 훈풍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빅컷'에도 미국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면 우리 수출과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금리가 떨어지면 대출이 늘면서 가계부채가 급속도로 불어날 수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미국 금리인하의 배경에는 미국 경기의 침체가 있다"며 "이에 대응해서 금리를 내린 것이기 때문에 미국 경기가 살아나서 우리 실물경기,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즉각적으로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강인수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빅컷으로 인해 미국 경기가 활성화되면 한국 수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서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 효과가 다소 우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순서는 가나다순).

─미국 '빅컷' 경기침체 본격화 신호인가, '선제적 대응'인가.

▲강인수 교수=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경기둔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업률 등 고용 관련 지표가 침체로 볼 수준은 아니다.

▲정규철 실장=미국이 경기침체에 선제적 대응을 했다고 본다. 둔화된 흐름은 있지만 그보다 향후에 경제가 악화될 위험에 대비해 금리를 인하한 모습이다.

▲주원 실장=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베이비컷(기준금리 0.25%p 인하)을 기본으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연준의 '빅컷' 단행은 경기가 당연히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 세계 금융시장이 한차례 출렁인 지난 8월 초와 같은 상황은 아니다.

─미국 통화정책 전환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강인수 교수=미국 경기가 활성화되면 한국 수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대미 무역흑자 축소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시장에서는 한미 간 금리차가 좁혀지더라도 자금유입 폭은 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규철 실장=우리 경제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주원 실장=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오던 수출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의 타격이 제일 클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도 영향권이다. 금융시장은 주식시장의 회복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 코스피는 지수 전체에서 반도체 산업의 영향력이 크다.

─내수회복세가 미미하다. 정부는 경제정책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

▲강성진 교수=이자율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계부채가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없고 물가 등 거시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강인수 교수=현재 국내상황이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과 기업들의 내수부진으로 인한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필요한 부문에 적기에 효과가 나타날 정도 규모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미 실기한 느낌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부채관리와 병행해 완화적 금융정책이 필요하다.

▲주원 실장=내수를 선택해야 한다. 가계부채 문제는 대출규제 등으로 대응가능하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 민생안정 등에 집중해 왔지만 내수회복은 상대적으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통화정책(금리인하)을 통한 방법밖에 없다.

─한은 금리인하 시기와 폭은 어떻게 잡아야 하나.

▲강성진 교수=25bp에서 50bp 수준의 인하를 예상하고 그 이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우리 경제가 빅컷이 필요할 정도로 침체돼 있지는 않다.

▲강인수 교수=연내 50bp 수준 인하가 필요하다.

▲정규철 실장=급하게 많은 금리를 내려야 하는 긴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인하 시점이 늦어질수록 압력이 쌓이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내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주원 실장=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내릴 것으로 본다. 한 번 인하하고 내수흐름 등을 살펴보면서 추후 방향을 잡을 것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김규성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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