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한국 주식, 지금 상태면 안 사는 게 좋겠다고 해"

"주식 시장 불합리···세금 정체 공세에 투자자 원망"
정부 '의료 민영화' 추진 우려···"의료 공백 대책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서울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시골 노인들이 ‘(주식을) 지금 팔아야 되나’ 하는 걱정을 물어와서 ‘지금 상태라면 안 사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추석 민심에 대해 “주식 걱정을 하는 분들도 꽤 있었다”며 “한국 주식 시장이 다른 나라보다 못 오를 뿐만 아니라 떨어질 때는 더 빨리 떨어지고, 오를 때는 덜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제일 큰 원인은 기업들과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미래가 암울해서 그렇다”며 “정부가 경제정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경제주체들한테 의욕을 불어넣어야 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고 다 자유다, 시장이 알아서 한다, 우린 모른다는 태도를 취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주식 시장이 매우 불합리하다”며 “전 재산 털어서 몇천만 원 주식 사 놓으면 누군가가 이상하게 물적 분할, 자회사를 만들어서 쏙 알맹이를 빼먹어 버리니까 껍데기가 돼버린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일반적인 주식을 사 놓으면 전망이 안 좋으니까 주가는 계속 떨어지고, 또 주가조작하는 세력들이 횡행해서 누구는 돈 벌었다는데 사고 나니까 폭락해서 깡통 차는 시장이니 이 불공정한 시장에 누가 장기 투자를 하려고 하겠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최근 세금 문제까지 정치적으로 공세가 이루어지다 보니 그 원망하는 마음이 분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해서는 정부가 의료 민영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추석 연휴에 만난) 어떤 어머니께서 ‘우리 사보험 들어야 하는 것 아냐?’ 하는 말씀을 듣고 나니까 얼핏 그 생각이 떠올랐다”며 “혹시 ‘영 안 되면 의료 민영화하면 되지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갑자기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명색이 제1야당 대표인데 이것이 ‘이렇게 하면 해결이 된다’ 이 말을 못 하겠더라”며 “정말로 대책이 없고, 구조적으로 망가지면 나중에 기회가 된다 해도 회복시킬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도혜원 기자 dohye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