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치매 의사들, 의료행위 수만건…정부는 1년째 검토만

서미화 의원, 보건복지부 자료 확인
정신질환 의사 40명, 올해 4만9000여건 진료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지난해와 올해 치매·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는 의사들이 수만 건의 의료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감사원이 지적했음에도 이들에 대한 관리 방안을 수립하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의사 40명이 총 4만9678건의 진료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치매가 주병상인 의사는 18명(1만7669건), 조현병이 주병상인 의사는 22명(3만2009건)이다.

지난해에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의사 61명이 총 13만4423건의 진료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치매가 주병상인 의사는 34명(5만5606건), 조현병이 주병상인 의사는 27명(7만8817건)이다. 올해 들어 치매가 주병상인 의사는 16명(34명→18명), 조현병이 주병상인 의사는 5명(27명→22명) 줄어든 것으로, 이는 개인사유 등에 의한 것이라고 서미화 의원실 관계자는 밝혔다. 

현행 의료법은 정신질환자나 마약류 중독자의 경우 의료인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의료인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면허를 취소하도록 돼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정기감사를 통해 ‘정신질환·마약류 중독 의료인에 대한 관리 방안 미수립’을 지적했으나, 보건복지부는 1년째 관리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또 최근 5년(2019~2023년)간 정신질환·마약류 중독 등 결격사유가 있는 의료인에 대한 면허 취소도 1건도 없었다. 

보건복지부는 의정갈등으로 인해 관리 방안 수립이 지연됐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서미화 의원실에 “현재 결격사유가 있는 의료인들에 대한 관리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처럼 보건복지부가 최근 5년간 정신질환자나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면허 취소를 1건도 진행하지 않으면서 마약류 중독으로 올해 1월22일부터 치료보호를 받기 시작한 의사 A씨가 치료보호가 종료된 7월6일까지 44건의 의료행위를 하기도 했다.

서미화 의원은 “정부는 하루속히 정신질환, 마약류 중독 등 의료법에 따라 결격사유가 있는 의료인에 대한 면허 취소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