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브로커가 부추긴 `주담대 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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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대 은행이 늘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절반은 대출모집인을 통해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모집인은 은행과 계약을 체결하고 대출 신청 상담, 신청서 접수와 전달 등 은행이 위탁한 업무를 수행하는 대출 모집 법인과 대출 상담사를 말한다.
올해 1~8월 동안 월평균 기준으로 5대 은행의 신규 주담대 취급액 중 대출 모집인을 거친 물량도 50%에 달했다.
대출모집인은 유치한 주담대 계약이 3년 이상 유지될 경우 대출잔액의 0.3~0.4%를 은행으로 지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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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등 차주에 부담 전가 의혹
모집인 2994명 수수료 월 460억
지난달 5대 은행이 늘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절반은 대출모집인을 통해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모집인은 은행과 계약을 체결하고 대출 신청 상담, 신청서 접수와 전달 등 은행이 위탁한 업무를 수행하는 대출 모집 법인과 대출 상담사를 말한다.
이들은 당국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정책 시행을 앞두고 이른바 '절판 마케팅' 등으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 투자) 심리를 부추겼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 8월 새로 내준 전체 주담대 잔액(전세자금 대출, 정책대출, 집단대출 등 포함)은 총 23조1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11조4942억원(49.9%)이 대출 모집인을 거쳤다.
올해 1~8월 동안 월평균 기준으로 5대 은행의 신규 주담대 취급액 중 대출 모집인을 거친 물량도 50%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 평균치(44.5%)보다 5%포인트(p) 넘게 상승했다. 3월(56.4%), 4월(54.3%), 6월(50.1%), 7월(50.8%) 등 넉 달 동안에는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다.
일부 은행은 상반기 한 때 전체 주담대의 3분의 2에 가까운 물량을 대출 모집인에 의존하기도 했다. 은행관계자들에 따르면 10여년 전만 해도 대출 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이 10~20%대에 그쳤지만 최근 눈에 띄게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신규 주담대 취급 금액으로 살펴보면 대출모집인 올해 1~8월 동안 월평균 9조7816억원을 모집했다. 10조원에 육박한 셈이다. 지난해 1~8월 평균 취급 금액(6조5732억원) 대비 대폭 늘었다. 지난 4월에는 대출모집인의 주담대 신규 유치 잔액이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어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이 연기된 7월에는 11조9023억원, 8월에는 11조4942억원을 모집했다.
모집 건수 역시 전년대비 늘었다. 대출 모집 건수는 같은 기간 월평균 4만5049건을 유치했다. 전년 동기 평균 건수(3만334건)보다 1만5000건가량 늘었다. 5대 은행이 위탁 계약을 맺은 대출 모집 법인 소속 상담사는 2994명. 은행별로 450~700명에 달하는 전속상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달 유치한 신규 주담대 건수(4만4430건)로 추산해보면 한 달 만에 1인당 15건의 대출을 유치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과도한 영업이 주담대 광풍을 불러일으켰고, 향후 눈덩이 이자 부담으로 차주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대출모집인은 유치한 주담대 계약이 3년 이상 유지될 경우 대출잔액의 0.3~0.4%를 은행으로 지급받는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신규 대출 금액(11조4942억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345억~46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은행, 대출 상담사, 부동산 중개업자 등 업자들의 공생 관계가 주담대 시장 분위기를 과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모집인들이 받는 수수료 실적은 본인의 몸값이다. 그렇다보니 창구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 창구직원이 출장 나가서 대출 상담하긴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입장에선 인건비를 절약하고 소비자 입장에선 편의성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고객에게 높은 이자 부담을 전가시키는 경향은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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