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 잠들어 있던 백제, 축제로 되살아난다

조정호 기자 2024. 9. 1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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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회 백제문화제
28일 부여 일원 '아름다운 백제, 빛나는 사비' 주제로 개최
백제문화단지·백마강 '구드래'·시가지 '정림사지' 서 행사
'백제사비 천도 페스타' 등 8개 분야 55개 프로그램도 운영
지난해 백제문화단지에서 열린 백제문화제 공연 모습. 부여군 제공

1955년 한국전쟁의 상흔이 채 아물기 전 부여군민들의 의지와 참여로 시작한 백제문화제가 올해 고희를 맞았다.

백제문화제는 한국 고대사에서 찬란한 문화유산을 남긴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기념하고, 그 유산을 창조적으로 해석해 현대에 계승하는 의미 깊은 축제로 자리매김해 왔다.

1955년 부여군의 유지들이 뜻을 모아 '백제대제집행위원회'를 구성해 '백제대제'를 거행한 것이 기원이 된다. 당시 부여군민들은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부소산성에 제단을 설치하고 백제 말의 삼충신인 성충(成忠), 흥수(興首), 계백(階伯)에게 제향을 올렸다. 백마강변에서는 부여 도성 함락 중에 강물에 몸을 던진 백제 여인들의 넋을 위로하는 '수륙재'(水陸齋)를 거행했다. 그 후 1957년 부소산성에 삼충사(三忠祠)를 건립하고 제향한 것이 백제문화제의 출발점이 됐다.

이후 백제문화제는 매년 가을 백제의 찬란한 문화를 알리고 백제의 유구한 역사를 기리며, 백제문화를 현대에 계승하는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70회 백제문화제는 '아름다운 백제, 빛나는 사비'를 주제로 오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9일간 충남 부여군 일원(백제문화단지, 구드래, 정림사지)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백제문화단지에서 열린 백제문화제 공연 모습. 부여군 제공

◇백제왕궁에서 펼쳐지는 시간여행

백제문화제는 국내 최초로 삼국시대 중 왕궁의 모습을 재현한 백제문화단지를 주 행사장으로 1400년 전 사비 백제시대로의 시간여행이 펼쳐질 예정이다.

백제문화단지는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운 백제 역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17년에 걸쳐 조성된 역사테마파크로, 100만 평에 이르는 넓은 부지 위에 1400년 전 웅장한 백제문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낸 곳이다.

백제시대 유적과 유물에 근거해 사실적으로 재현한 왕궁 '사비궁', 성왕의 명복을 빌기 위한 백제 왕실의 사찰 '능사', 백제시대 묘제 '고분공원', 백제 한성시기 도읍 '위례성', 계층별 주거문화를 보여주는 '생활문화마을' 등이 조성돼 있다.

백제왕궁에서 펼쳐지는 제70회 백제문화제는 방문객들을 마치 1400년 전 백제로 돌아가 왕궁을 직접 거니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제70회 백제문화제 행사 장소 다각화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부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품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백제문화의 정수와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제70회 백제문화제는 주 행사장인 '백제문화단지'를 중심으로 백마강 '구드래'와 부여 시가지 '정림사지'까지 부여군 일원 3곳으로 다각화해 백제문화단지를 비롯한 부여군 일원을 축제의 장으로 만든다. 관광객들은 주요 유적지를 탐방하며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구드래는 백마강에 있는 나루터 일원으로 백제시대 백마강을 통한 문화와 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한 곳이다. 축제 기간 구드래에서는 '백제 옛 다리'가 재현돼 백제문화단지와 부여 시가지를 잇고 백마강에 LED 돛단배를 설치해 야간경관을 연출하는 '구드래 국제 무역항'을 조성해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정림사지는 백제 전성기 때의 불교문화를 상징하며, 백제의 뛰어난 건축술과 예술성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정림사지가 위치한 부여 시가지에서는 전문 연기자들이 연출하는 야간 퍼포먼스 행렬인 '백제문화 판타지 퍼레이드'가, 정림사지에서는'롯데월드 미라클 퍼레이드', '불전 행사' 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여기에 학습을 겸한 관광 프로그램인 백제역사문화탐방 시티투어 '여기가 부여다'도 운영한다.

부여군은 행사장을 다각화함에 따라 각각의 행사장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 관람객들이 각각의 행사장을 편리하게 이동하면서 축제를 맘껏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70회 백제문화제는 백제 고도 부여의 역사 유적지를 탐방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백제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매력적인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지난해 백제문화단지에서 열린 백제문화제 공연 모습. 부여군 제공

◇'X세대서부터 MZ세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

이번 백제문화제는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들로 가득해 백제역사와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축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기가수가 출연하는 다양한 공연은 많은 관람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28일 개막 축하공연은 △독특한 음악적 색깔로 사랑받는 오마이걸 △락과 힙합을 아우르는 엔플라잉 △감미로운 목소리의 발라드 가수 이석훈이 감성적인 가을밤의 무대를 채운다.

29일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와글와글 레트로부여' 공연도 준비돼 있다. △현진영과 △왁스 △스페이스 A △홍진영 △설하윤 등 감상적인 발라드, 댄스, 트로트 무대가 더해져 가을밤의 추억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10월 3일 '사비궁 아이돌 콘서트'에는 △신예 걸그룹 라잇썸 △에너제틱한 보이그룹 나우어데이즈 △강력한 보컬의 박혜원이 무대를 꾸민다. 힙합 팬들을 위한 '사비궁 힙합 콘서트'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월 5일 한국 힙합씬의 독보적인 아티스트 △기리보이 △빅버스트크루 △던밀스가 강렬한 힙합 무대를 선보이며 △DJ이나 △DJ티거의 신나는 비트가 더해져 더욱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10월 6일 폐막 축하공연에는 △한국 가요계의 전설 인순이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하고, 트로트의 신성 △정동원 △김태연 △홍지윤의 밝고 활기찬 무대와 가창력으로 성대하게 마무리될 것이다.

이 외에도 지역별 대표 '전통 민속공연', 정림사지에서 펼쳐지는 지역 예술인들의 '부여 예술 향연', 충남 시·군 예술인들의 '하나되는 충남 대백제 어울림 마당' 등 다양한 공연으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가을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제70회 백제문화제 주 행사장인 백제문화단지 전경. 부여군 제공

◇8개 분야 55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

백제문화의 정수가 서려 있는 다양한 장소에서 행사를 치르는 만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8개 분야 55개의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개막 전날인 27일 백제 혼불 채화 의식인 '고천제'를 시작으로 28일 백제문화단지 주무대에서 진행되는 개막행사와 더불어 9일 동안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펼쳐진다.

눈여겨볼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개막행사로 △대규모 사비 천도 행렬과 사비 천도 당위성을 선포하는 사비정도유제를 재현하는 '백제사비 천도 페스타' △사비백제를 배경으로 의자왕과 계산공주를 테마로 한 뮤지컬 형식의 주제공연 '백제의 혼' △백제문화단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비궁 수문장 교대식' △70회를 맞이한 백제문화제의 역사와 전통을 기록한 전시회 '일흔살의 백제문화제' 등의 프로그램이 눈여겨 볼만하다.

체험 프로그램으로 △백제 역사 속 백제 인물들과 함께 즐기는 시간여행 '웰컴 투 백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백제 역사도 배우는 'YES 키즈존' △사비 백제시대의 역사 인물을 찾아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백제 RPG-사비도성탐험대' △백제인들과 함께 즐기는 추억의 놀이 △백제 무기 만들기 체험 등 22종의 다양한 체험 부스로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놀거리를 가득가득 준비했다.

백제문화제의 시초이자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제례·불전 행사도 준비돼 있다. △백제 혼불채화 의식인 '고천제'를 시작으로 △백제 말기 나라를 구하고자 분투한 팔충신(八忠臣)과 황산벌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한 오천결사대의 넋을 추모하는 제례 '팔충제' △사비 백제시대 6왕 123년 동안 백제의 중흥을 돕고 국가를 수호해 주었다는 삼산 신령께 올리는 '삼산제' △성충(成忠), 흥수(興首), 계백(階伯)의 구국충절을 추모하는 '삼충제', 백제대왕제, 오천결사대 충혼제, 궁녀제, 유왕산 추모제, 임천충혼제, 수륙대재 등의 총 9종의 제·불전이 봉행된다.

지난해 백제문화단지에서 열린 백제문화제 불꽃놀이 장면. 부여군 제공

◇세계적인 역사문화축제로 완성되길

부여군이 70년 동안 백제인의 정신을 기리고 이어가려는 것은 백제의 후예로서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지킴과 동시에 미래를 지향하는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해상문화 강국이었던 백제는 찬란한 문화를 스스로 꽃 피워냈으며, 이웃나라에 전파해 고대 동아시아의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백제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관람객과 함께 즐기고자 '한류원조'였던 '백제문화'를 이번 제70회 백제문화제에 오롯이 담았다.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9일간 열리는 제70회 백제문화제는 1400년 전 백제가 화려하게 부활해 세계적인 축제로의 발돋움을 예고했다.

제1회 백제문화제 모습. 부여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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