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KDDX 1·2번함 '공동 개발' 검토… 업계 "현실성 없다"

최유빈 기자 2024. 9. 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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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공동 개발·동시 건조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관련 기업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복수 방산업체 지정, 공동 개발, 1·2번함 동시 발주 및 건조' 방식으로 추진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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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한화, KDDX로 갈등 지속… 공동 개발·동시 건조 가능성에 '난색'
방사청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복수 업체로 진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공동 개발·동시 건조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관련 기업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복수 방산업체 지정, 공동 개발, 1·2번함 동시 발주 및 건조' 방식으로 추진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은 예정대로라면 이미 입찰이 끝났어야 한다.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을 불법 탈취해 후속 기본설계 사업을 낙찰받아 공정하게 경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방사청은 입찰이 늦어지면서 군 전력화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함정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동시에 건조하는 안을 마련한 것으로 관측된다. KDDX 선도함은 2030년 10월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고 이를 위해선 늦어도 2029년에는 함정이 인도돼야 한다. 건조 기간을 감안하면 연내 선도함 건조 업체 선정이 끝나야 일정을 맞출 수 있다.

조용진 방사청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KDDX 사업 추진 방안에 대해서는 '공동 개발, 동시 발주, 동시 건조'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 추진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새로운 추진 방안에 대해서는 법적 가능성, 방산업체 지정과의 연계가 있어서 관계부처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의 이번 발표에 난감해하고 있다. 역사상 두 업체가 공동 개발과 동시 건조를 진행한 적이 없는 데다 KDDX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심화된 시점이어서 협력이 어려울 것이란 이유다. 공동 개발을 추진했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묻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KDDX 공동 개발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제안을 받거나 검토된 것이 없다"면서도 "KDDX를 포함한 모든 함정 연구개발은 지금까지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행했고 시험평가를 포함해 책임을 지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동개발은 기존 규정 및 사업추진 기본전략에도 없는 전혀 새로운 방식이라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KDDX 사업은 방위사업청이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톤급의 미니 이지스함 6척을 발주하는 사업이다.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며 현재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가 예정돼 있다. 앞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긴 싸움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공동 개발과 동시 건조는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며 "KDDX 전력화가 늦어지면서 방사청이 고육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같은 결정은 두회사에 모두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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