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리더가 세상을 바꾼다] "넉넉할 때 기다리면 평생 기부 못할걸요"

이지안 기자(cup@mk.co.kr) 2024. 9. 1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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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오늘이 아니면 평생 기부를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길로 바로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죠."

손창우 한국바이오솔루션 대표(48)는 기부를 결심한 첫 순간을 떠올리며 그때가 본인 인생의 '변곡점'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내가 여유 있을 때 남을 도와야겠다고 미루다 보면 평생 못하게 된다. 주기적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기부의 '습관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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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우 한국바이오솔루션 대표
노숙자 끼니 챙기던 부모님께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 배워
기부 시작하기로 다짐한 날
곧장 적십자에 1억 약정 기부
이후 삶 더욱 충만해짐 느껴

◆ 착한리더가 세상을 바꾼다 ◆

지난달 26일 경남 양산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손창우 한국바이오솔루션 대표가 매일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적십자사

"문득 오늘이 아니면 평생 기부를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길로 바로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죠."

손창우 한국바이오솔루션 대표(48)는 기부를 결심한 첫 순간을 떠올리며 그때가 본인 인생의 '변곡점'이라고 표현했다. 코로나19로 격리가 한창이던 2020년 겨울, 개인 시간이 많아진 손 대표는 그간 바삐 살아온 삶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했다. 2006년 시작한 개인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정신없이 살아온 터였다.

그는 "당시 '나만을 위해서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는 주위를 돌아보고 챙기는 삶을 살고 싶다는 다짐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그가 택한 방법은 기부였다. 손 대표는 이런 결심에 이른 당일 한 모금회에 전화를 걸어 1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그때 시작한 기부는 계속됐고, 그는 지난해 대한적십자사의 고액 기부 모임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바쁘게 살아왔던 손 대표지만, 그는 어린 시절 잘 나눌 줄 아는 아이였다. 초등학생 시절 용돈을 받으면 친구들과 온종일 놀러 다니며 모든 비용을 본인이 내곤 했다. 손 대표는 쭈쭈바가 50원이던 시절, 1000원을 받으면 친구들 10명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동네 퐁퐁(트램펄린) 비용도 다 냈다. 그는 "남들과 함께 나누고 즐겼을 때 그게 그렇게 행복하더라"고 회상했다.

외동아들이었음에도 나누는 게 몸에 익었던 그에게는 솔선수범하는 부모님이 있었다. 부모님들은 식당을 운영하셨는데 노숙자들이 구걸하러 오면 따뜻한 밥 한 끼를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손 대표는 "식당이라 손님들 눈치가 보였을 텐데도 부모님은 그분들(노숙자들)을 들어오라고 하시면서 따뜻하게 맞아주곤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부모님으로부터 '타인과 함께 사는 거고, 타인이 어려우면 도와줘야 한다'는 가르침을 들으며 자랐다.

손 대표는 코로나19 격리로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며 과거 부모님 말씀이 떠올랐다. 기부를 마음먹은 당시에도 사업이 완전히 안정권에 든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평생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는 "내가 여유 있을 때 남을 도와야겠다고 미루다 보면 평생 못하게 된다. 주기적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기부의 '습관화'를 강조했다.

그의 사업은 기부한 뒤에 우연처럼 잘되기 시작했다. 이제 그의 새로운 목표는 기부를 넘어선 도약을 하는 것이다. 그는 "의미 있는 공헌을 하고 싶다"며 도서관 건립과 같은 장기 계획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누구나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는 손 대표. 그는 인터뷰 말미에 "기부로써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행복하지만 내 삶 또한 충만해진다"며 "시작이 어려워 그렇지, 한번 해보면 정말 달라진다"고 힘줘 말했다.

공동기획

매일경제신문은 고액 기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개인과 기업·단체를 발굴해 소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적십자사로 문의하면 됩니다.

[양산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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