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ON] '삐삐 테러' 사상자 3천100명 넘어...이스라엘 "새 전쟁 단계"
■ 진행 : 김영수 앵커, 이하린 앵커
■ 출연 :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ON]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게 지금 민간인들의 희생이 커요.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인데 이게 현실화된 겁니다. 혹시 차 박사님은 국방연구원에도 계셨잖아요. 이런 무기가 사용된 적이 있나요?
[차두현]
아니요, 제가 보기에는 아마 이걸 무기로 쓸 수 있다는 생각을 별로 안 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흔히 배터리 폭발 얘기도 나오는데요.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소용량이기 때문에 호출기라든가 아니면 무전기에 쓰이는 게, 이게 그냥 일반적으로 폭발했다라고 해서 그렇게 사람을 살상할 만큼 큰 위력을 내기가 힘들고요. 그다음에 이게 지금 일반적으로 무전기나 호출기가 민간인이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걸 무기로 사용했을 경우에는 지금 유엔의 비난 성명에도 나오지만 상당히 큰 무고한 희생자들을 낼 수 있거든요. 그다음에 무엇보다도 너무 작다라는 거죠. 실질적으로 군사적으로 쓰이기에는. 그러니까 폭발물을 심어놨다고 해서 폭발물 자체가 위력이 높다고 해도 무선호출기에 들어갈 정도의 폭발물 양으로는 다량의 인명살상을 하기는 힘들거든요.
[앵커]
사실상 테러 아닙니까?
[차두현]
테러라고 봐야죠.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군사적인 공격하고 테러를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 중의 하나가 무고한 민간인에 대해서 피해를 가할 수 있느냐 없느냐라는 건다건데 그게 만약에 무고한 민간인이 다쳐도 어쩔 수 없다는 쪽으로 했다면 이게 일반적으로 그동안 네오토로리스트들이 하고 있는 거의 민간인들을 인질로 삼는 행위하고 구별할 수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건 테러 행위라고, 누가 했든 테러 행위라고 비난을 받아도 변명할 거리가 없는 거죠.
[앵커]
연이틀 일어난 일입니다. 삐삐에 이어서 무전기도 폭발했다고요. 그러면 삐삐와 무전기를 사용했다는 것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안 됐던 이유도 있었던 거겠죠?
[차두현]
그렇죠. 휴대전화가 굉장히 편리하지만 역으로 탐지될 수 있는 기능들이 여러 가지 있거든요. 가령 휴대전화로 인터넷 접속을 하게 되면 이게 인터넷 해킹하고 똑같은 공격대상이 될 수 있고요. 두 번째는 휴대전화에 내장돼 있는 GPS, 다시 말해서 위치추적이 가능한 장치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역으로 상대방이 추적을 하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특히 하마스나 헤즈볼라처럼 자기 신변이나 위치 노출을 꺼리는 쪽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은 되도록이면 자제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리고 굳이 저걸 피하려면 GPS 기능이나 인터넷 기능이 되지 않는 일회용 휴대전화도 있기는 한데 그게 아무래도 기존에 사용하던 것에 비해서는 익숙하지가 않겠죠.
[앵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무선호출기 삐삐 같은 경우에는 레바논 헤즈볼라가 5000대를 수입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중에서 3000대가 터진 거잖아요. 그러면 2000대는 누군가 갖고 있는 것 아닙니까?
[차두현]
그렇죠. 오히려 걱정되는 것은 이게 실질적으로 헤즈볼라가 사용하기 위해서 5000개를 주문했지만 헤즈볼라 요원들한테만 흘러간 건지, 아니면 그 이후에 민간인들한테까지 지급된 건지는 모르는 거고요. 다만 지금 아마 원격조종을 통해서 폭파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나머지는 불발이 됐거나 아니면 거기는 아예 폭탄이 안 심어져 있을 가능성도 있는 거죠.
[앵커]
그럼 결국 이게 어떻게 이 삐삐가 만들어졌느냐, 이 부분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데 헤즈볼라가 대만 회사에 주문한 거라고 해요. 그런데 대만 회사는 우리 측이 만든 게 아니다라고 부정하고 있고요. 지금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차두현]
그게 대만 측 해명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게, 보통 상표권 계약을 해서 꼭 해당 회사가 아니더라도 현지에서, 가령 휴대전화 배급사 같은 경우에 유통사 같은 경우에서 현지에 있는 공장들에 하청을 주고 주문을 하고 상표만 대만의 본회사 걸 쓸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여기에 아마 무게가 상당히 더 줄 수 있는 게 비교적 소량의 지정된 물건에 만약에 폭탄 같은 것을 심으려면 이게 어떻게 보면 제조사 자체가 완전히 정보조직에, 어떤 테러조직이나 정보조직에 포섭된 단계라고 볼 수 있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게 더 복잡한 게 결국 제조사만 포섭해서 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일련번호를 다 유통사에서 관리하잖아요. 그리고 어차피 유통사를 통해서 헤즈볼라한테 공급이 되잖아요. 그러면 이게 헤즈볼라 요원이 사간 건지, 민간인이 사 간 건지, 아닐 경우에는 정말 무차별적인 공격이 되는 거거든요. 그게 일단은 파악이 돼야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처음에 유통사라든가 그다음에 현지의 통신사, 그리고 통신사에 근무하는 직원들까지 다 하나의 조직처럼 움직이지 않으면 이런 건 잘 안 나오죠. 그렇기 때문에 과연 이게 정말 실질적으로 가능할까에 대해서 갸우뚱하는 얘기들도 그것 때문이에요.
[앵커]
어린이 희생자까지 나온 상황인데요. 지금 무전기의 모습도 보여드리고 있는데 무전기에도 기폭장치를 심은 거예요.
[차두현]
왜냐하면 저게 그냥 배터리를 해킹해서 벌어지는 문제라면 무전기하고 실질적으로 호출기하고 폭발력에 차이가 났었다라고 보도가 되고 있거든요. 그러면 크기 차이에 따라서 폭발력이 다를 수 있는 건 배터리보다는 안에 소형 폭발물이 심겨져 있을 가능성이 크고요. 이것도 아마 같은 통신회사를 통해서 공급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추정이 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스라엘이 유럽에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제조 단계에 관여했다. 폭발물을 설치하는 데 관여했다, 이런 보도가 나오고 있거든요.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을까요?
[차두현]
그냥 대만제를 수입해서 공급을 하게 되면 이게 누구한테 뿌려질지 모르기 때문에 아예 목적타로 누구한테 피해를 입히기 위해서 제조단계에서 개입하려면 그건 지금 유령회사를 통해서 만드는 방식이 가장 타당성이 있는 거고요. 문제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조사에서 그렇게 만들어서 끝나는 게 아니라 딱 이게 헤즈볼라 요원들이 주로 오는 통신사로 이게 전달돼야 되거든요.
[앵커]
그러면 이스라엘 정부라든지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다 물건이 어떻게 수입되고 어떻게 헤즈볼라로 가는지 그 경로를 확보했다는 거 아니에요?
[차두현]
그렇죠. 제조, 수입, 유통까지를 다 장악하고 있지 않으면 이런 방식은 하기가... 만약에 이스라엘 정보기관이라고 봤을 때 하기가 힘든 거죠.
[앵커]
지금 무전기 그리고 무선호출기뿐만 아니라 일반 민간인들이 사용하는 어떠한 기기에도 넣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차두현]
이론상 그렇죠. 그리고 이게 아마 테러라든가 상대방에 대한 비인도적인 공격은 학습되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한번 당했기 때문에 이제는 이쪽에서도 그 방법을 강구할 수가 있어요, 당한 쪽에서도. 이렇게 되면 정말 무고한 민간인 피해가 굉장히 늘어날 수 있는 거죠.
[앵커]
일파만파 커질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그런데 무전기에 일본 상표가 붙어 있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 일본회사 측에서는 가짜상표였을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거든요.
[차두현]
충분히 그럴 수 있죠. 왜냐하면 우리가 흔히 시쳇말로 얘기하는 짝퉁 같은 것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유통과정에서 나올 수 있죠.
[앵커]
이스라엘 정부는 이걸 인정도 하지 않고 부인도 하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지금 관련 보도를 보면 미국 당국에도 보고했다는 그런 보도도 나오고 있고요. 어디까지가 진실일까요?
[차두현]
미국 측에서는 아마 이것까지는... 왜냐하면 이게 지금 대규모 공격이 아니고 일종의 공작적인 차원이기 때문에. 과연 정보를 공유를 했을까에는 조금 의심의 여지가 들고요. 왜냐하면 이게 나중에 어차피 누구 소행이라는 건 초점이 모아지게 돼 있어요. 그럴 경우에는 미국도 상당히 곤란한 입지에 놓이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보가 공유됐다라는 것은 제가 볼 때는 신빙성이 높지는 않아요.
[앵커]
그러면 이스라엘 정부가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표현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차두현]
제가 볼 때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첫 번째는 결국은 아까 얘기한 똑같은 방식의. 지금까지의 주로 미사일이나 로켓을 이용한 타격전이었잖아요, 직접. 그런데 이제는 해킹이라든가 이런, 거의 준테러리스트적인 기법을 이용한 서로 간의 보복전이 오갈 수 있기 때문에 전혀 다른 차원의 전쟁이죠, 그런 경우에. 거기에 대응해야 된다는 측면도 있고요. 이번에 민간인 피해가 확정되면서 전반적으로 만약에 이스라엘 소행으로 사용될 경우에 반이스라엘 정서가 확산이 되면 이건 이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더 널리 확산이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거죠.
[앵커]
이스라엘 소행이라는 추정이 나오면서 이스라엘 내의 비밀첩보기관이 팔200부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어로는 유닛에잇투헌드레드라고 읽는다고 하던데요. 어떤 부대인가요?
[차두현]
우리 식으로 읽으면 8200이라고 읽을 수 있을 텐데. 히브리어로 된 발음을 영어로 공식적으로 읽으면 팔200이라고 읽을 수 있는데. 이게 애초에 이스라엘 건국 직후부터 창설이 됐던 부처예요.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러모사드라고 얘기하는, 여기는 이스라엘 정부 직속의 정보기관이고요. 지금 8200 같은 경우에는 이스라엘 국방부 소속의 정보기관입니다. 그리고 외신에 의하면 이스라엘 국방부 직속의 정보기관 중에서 가장 최대 규모의 단위부대라고 알려져 있고. 그리고 지금은 주로 IT나 해커 기법만을 주로 하는 걸로 얘기가 돼 있는데 지금처럼 얘기되는 통신기기를 이용한 작전이라든가 이런 것도 능숙하고요. 단순히 IT나 아니면 해킹이라든가 또는 대해킹, 이것만 관여를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정보분야 활동을 방대한 영역에서 하고 있다라고 지금 파악되고 있고요. 대표적인 게 2005년 10월에 있었던 이란 원자로에 대한 해킹 공격이라든지 또는 거꾸로 팔레스타인이나 이쪽에서 해킹이 들어오면 역해킹을 하거든요. 해킹 방어를 하는데 거기도 관여됐고. 이런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요.
[앵커]
통신장치로 기폭장치를 가동시킨 거예요. 누군가가 기폭장지를 가동시켰기 때문에 동시에 폭발한 거 아닙니까?
[차두현]
그렇죠. 원격조종에 의해서 폭발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 아까도 말씀드리지만 이게 해킹을 통해서 배터리를 폭파시킨 거냐, 아니면 폭발물을 직접적으로 작동시킨 거냐인데 아무래도 지금 무전기하고 양쪽의 폭발력의 차이가 났던 것으로 볼 때는 안에 소형폭탄을 심고 이것을 원격적인 기폭장치로, 원격조종장치로 폭파시켰다고 볼 수 있죠.
[앵커]
지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됐고요. 안보리 차원에서 강력히 규탄하고 있잖아요. 민간인들의 다수 희생자가 나왔으니까요. 그런데 단순히 경고나 규탄이 아니라 제재도 필요할 것 같고요. 조사도 필요할거든요. 확인될까요?
[차두현]
이건 제가 보기에는 일단은 일단 누가 주체였느냐가 확인돼야 제재가 들어가게 되거든요. 조사는 지금 들어가게 될 겁니다. 그런데 아마 이게 제재 단위로 들어가게 되면 아마 책임 공방을 놓고 또 서방과. 이게 지금 누구인지 모르는 단계에서 행위에 대한 비난 결의안이 나온 거거든요. 그러면 과연 이게 실제로 제재 단계까지 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입니다. 그게 답답하지만 국제관계의 현실이니까요.
[앵커]
알겠습니다. 헤즈볼라, 하마스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어요. 중동정세가 더 악화되는 건 아닐까요, 어떻게 보세요?
[차두현]
제가 답답한 것은 지금 이게 보복을 하게 될 게 헤즈볼라나 하마스가 기존에 해서 일단 국제적인 비난에 직면했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보복 자체가 정당화될 수가 있다라는 거예요. 그럴 경우는 무고한 민간인 피해만 더 늘어나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민간인을 상대로 한 사실상 테러라는 분석까지 해 주셨는데요. 철저한 조사가 일단 선행돼야 될 것 같고요. 이스라엘이 공식적인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도 빨리 입장을 밝혀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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