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쩐의 전쟁’에 혼돈…“변동성 주의”
이미 공개매수가 상회…“상향 가능성”
“공개매수 성공 여부 예측 어려워”
고려아연, 영풍정밀 등 관련주 변동성↑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참전에 ‘쩐의 전쟁’으로 격화하자 고려아연의 주가가 널뛰고 있다. 이미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웃돌고 있어 증권가에서는 공개매수가를 상향하리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개매수 기간까지 주가 흐름과 공개매수가 상향 여부에 따라 고려아연 주가 변동성이 더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보다 6.16%(4만 1000원) 오른 70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2만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13일 영풍(000670)과 한국기업투자홀딩스(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을 최소 145만주(발행주식총수의 약 6.98%)에서 최대 302만주(약 14.61%)까지 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 한다고 공시했고, 발표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19.78% 올라 66만 6000원을 기록하며 공개매수가를 상회했다.
공개매수는 내달 4일까지 진행된다. 응모 주식 수가 최소 매수예정수량 미만일 경우 전량 매수하지 않을 예정이고 최대 매수예정수량을 초과하는 경우 매수예정수량만큼만 안분 비례해서 매수할 예정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미 공개매수가를 웃돈 상황에서 고려아연 주가가 추가 상승하면 공개매수가가 상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공개 매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고려아연 지분 구조상 공개 매수 기대감에 단기간 내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공개매수가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개매수가 이상에서도 주가가 유지될 가능성 있다”고 했다.
고려아연의 주주 구성은 최대주주인 영풍을 포함한 장형진 영풍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33.13%, 현재 경영을 맡고 있는 최윤범 회장과 우호 세력으로 평가받는 지분 34%와 함께 국민연금 7.8%, 자사주 2.4%를 제외한 일반주주 22.7%로 구성돼 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경쟁이 ‘쩐의 전쟁’ 양상으로 격화하며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본업 가치만을 반영한 목표주가(75만원)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일반주주 중 최소 6.98%가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을 시엔 공개매수가 무산될 예정이기 때문에 공개매수 기간까지의 주가 흐름, 공개매수가 상향 여부, 최 회장의 대응 전략 등에 따라 고려아연 주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영풍정밀(036560)에 대해서도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MBK가 제시한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격은 주당 2만원이다. 수량은 684만주(지분율 43.43%)로, 유통 물량의 대부분에 해당한다. 응모주식수가 매수예정수량을 하회할 경우에도 전량 매수한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율 1.85%(38만 2508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날 종가(70만 7000원) 기준 지분가치는 2704억원에 해당한다.
제3자에 영풍정밀 보유 고려아연 지분가치는 보이는 그대로 1.85% 수준이나, 영풍과 고려아연 측 당사자에게는 영풍정밀의 고려아연 지분을 상대 측으로부터 가져오는 셈이라 고려아연 지분 3.7%에 해당하는 격차를 점하는 효과가 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분 ‘취득’이 아닌 지분 ‘격차’가 목적이라면 고려아연의 유통물량 매수보다 영풍정밀 주가에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매수할 유인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연구원은 “고려아연 측에서 자금을 확보해 지분 경쟁을 이어나가고자 할 경우 가장 적은 자금으로 많은 지분 격차를 방어할 수 있는 부분은 영풍정밀”이라며 “최씨 일가의 대응방안에 따라 향후 관련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최 회장 측은 이번 공개매수 시도를 “기업사냥꾼의 적대적 약탈적 인수합병(M&A)”이라고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하는 반면, MBK·영풍은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정수 (ppj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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