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대신 슈퍼 갔다...올 상반기 나홀로 웃은 'SSM'

김민우 기자 2024. 9. 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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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오프라인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대형마트에 밀리고 식자재마트에 밀려 사실상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지만 올해 상반기 '백조'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SSM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5.6%다.

편의점(5.2%)과 백화점(3.1%), 대형마트(0.7%)를 모두 제치고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전체 오프라인 시장 비중은 아직 2.6%로 높지 않지만 매출 증가폭은 가장 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SSM의 매출증가율은 1%에 그쳤으나 올해 5.6%로 급격히 커졌다. 반면 올해 상반기 SSM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인 편의점은 지난해 상반기(9.6%)와 비교하면 성장폭이 축소됐다.

대형마트는 여전히 위기다.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시장(모바일 포함)으로 이탈한 소비자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도 돌아오지 않으면서다.

대형마트는 역성장을 끊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지만 이는 지난해 상반기 역성장을 기록한 기저효과다. 올해 상반기 지난해 매출 감소율(-6.9%)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실제 실적을 보면 GS더프레시를 운영 중인 GS리테일은 올 2분기 슈퍼 부문에서 매출 3941억원, 영업이익 65억원을 올렸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3%, 2.1% 늘었다. 편의점, 슈퍼, 홈쇼핑, 개발 등의 사업을 운영하는 GS리테일에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슈퍼'가 유일하다.

백화점, 마트, 슈퍼를 운영하는 롯데쇼핑 역시 지난 2분기 마트에서는 영업적자가 늘은 반면 슈퍼는 1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153.3% 개선된 수치다.

이마트 역시 지난 2분기 2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SSM인 이마트 에브리데이에서는 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SM 운영 현황/그래픽=김다나

SSM은 접근성과 소용량 위주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1~2인가구가 증가하면서 4인 가구 중심으로 상품이 구성된 대형마트 대신 SSM을 찾는 것으로 풀이된다.

SSM이 온라인 장보기 채널의 '보완재'로 작용한 점도 SSM의 시장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온라인 유통시장은 급속히 커졌다. 온라인 주문보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사는 게 익숙했던 중장년층들도 온라인 쇼핑 방법을 배울 수밖에 없었고 3년의 기간동안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온라인 유통채널의 전체매출이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매출을 처음으로 추월한 가운데 올해는 46.5%(오프라인)대 53.5%(온라인)로 이 격차가 더 커졌다.

그 결과 주요 장보기 채널이었던 대형마트의 매출은 급격히 줄었고 사회적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대부분의 유통채널이 '포스트 코로나' 호황기를 맞았지만 대형마트 업계는 이런 수혜를 입지 못했다.

클릭만 하면 원하는 시간대에 집까지 배달해주는 온라인 장보기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대신 온라인 장보기를 택했고 대신 집 근처 슈퍼마켓 등에서 필요한 물품만 소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대다수의 SSM이 퀵커머스(매장 인근에 한해 구매 후 1시간 이내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온라인쇼핑에 익숙해진 고객들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

실제 GS더프레시의 1~7월 퀵커머스 매출은 론칭 초기(2021년) 대비 12배 이상 늘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도 올해 상반기 퀵커머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옮겨간 소비자들이 코로나 이후에 대형마트로 돌아오지 않고 SSM으로 발길을 돌렸다"며 "SSM이 1~2인 가구 뿐 아니라 4인가구의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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