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만에 마주앉는 윤석열-한동훈, 의정갈등 해법 찾을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두 달만에 만찬을 갖는다. 이날 식탁엔 두 사람의 공통 숙제인 의정갈등 해법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의료계 설득 방법을 놓고 의견을 달리해 온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이번 만찬을 통해 의정 갈등은 물론 당정 갈등 우려에서도 벗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한동훈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마주앉는 것은 전당대회 직후인 7월24일 진행한 만찬과 같은달 30일 회동 이후 두 달만이다. 만찬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 참모진과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총출동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는 두 시간여가량 진행한 7월 만찬에서 당정 화합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참석자에게 "앞으로 하나가 돼 한 대표를 잘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하고 한 대표 역시 "대통령님의 성공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 정권 재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이날 만찬에서 러브샷을 하며 그동안의 '당정 갈등설'을 일축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는 이날 만찬 이후인 30일에도 비공개 회동을 했다. 한동훈 대표 취임 이후 당직자 인선 등이 안건으로 논의됐다고 한다. 이날 회동을 두고 윤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대통령실과 여당이 수시로 소통한다는 점을 부각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원활할 것으로 기대했던 대통령실-여당 소통은 오래가지 않았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이어온 의정갈등 해법에 대통령실과 여당이 시각차를 내면서다. 특히 한동훈 대표는 지난달 25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의정갈등 해법으로 "2026년도 의대 증원을 유예하자"고 제안했고 대통령실과 정부가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며 당정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당정 갈등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만찬이 추석 이후로 연기되고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연찬회에 불참했다. 한동훈 대표가 제시한 의정갈등 중재안이 정부의 개혁 추진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대통령실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동훈 대표 역시 연찬회의 일정 중 하나였던 정부의 의료개혁 설명회에 외부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당정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났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여야의정(여당·야당·의료계·정부) 협의체 출범에 있어서도 한동훈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포함해 의제 제한 없이 협의체 안에서 논의하자"고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정부와 대통령실은 "2026학년도 증원은 여지가 있지만 수시모집이 시작된 이상 2025학년도 증원은 되돌릴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럼에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모두 의정갈등 출구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주요 원인이 의대 증원에서 비롯된 의정갈등인 데다 한동훈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놓고 리더십에 도전을 받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의료계가 정부는 물론, 여당과도 논의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두 사람의 해법에 따라 의정갈등이 극적 해법을 찾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또 야권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박민수 2차관 등 책임자 경질론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의견을 모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2025학년도 증원을 백지화하라는 것은 당연히 무리한 요구이지만 갈등 해결을 위해선 정부·여당도 의료계의 요구를 어느 정도 들어줄 필요가 있다"며 "(24일 만찬에서) 장·차관 경질 문제 등을 포함해 한동훈 대표가 의정갈등 해법을 건의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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