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협업으로 제2의 ‘렉라자’ 찾는다
셀트리온, 바이오스타트업 육성 지원하는 프로그램 개최
동아ST, 1개월 지속형 비만 치료제 개발 공동연구 진행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에 ‘오픈 이노베이션’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셀트리온, 동아ST 등 기업이 외부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은 신약 연구·개발(R&D) 과정 등에서 외부 기업과 기술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오픈 이노베이션 성공 사례는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있다. 유한양행은 2015년 오스코텍으로부터 렉라자 후보 물질을 도입한 뒤 임상을 거쳐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인 얀센에 렉라자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12억5500만달러(1조7천억원)에 다시 기술 수출했다.
여타 기업도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제2의 렉라자를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8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대학교,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와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인간의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을 모사한 동물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베타세포를 파괴해 당뇨병을 유발한 실험 쥐에 고지방 식이를 유도해 당뇨와 비만을 동반한 MASLD 동물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도하는 두 중심인 유럽과 미국 등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두 거점을 중심으로 선진 제약·바이오 기업과 네트워크·협력을 확대하고,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추진해 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자사는 미국 아테넥스와 협력해 경구 항암 신약 오락솔을 개발하고 있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8월 서울바이오허브와 바이오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셀트리온의 신규 사업·연구 기술 수요와 관련된 혁신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의료 스타트업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또한 2020년부터 인천스타트업파크 조성 사업의 민간 운영사로 참여하고, 산·학·연·병이 협력하는 ‘K-바이오 랩허브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유망 기업 발굴과 육성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앞으로도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와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바이오 기업과 동반 성장 모델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기업도 있다. 동아ST는 8월 자회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 국내 바이오벤처 이뮤노포지와 비만 치료 신약을 공동 연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각 사 기술을 결합한 1개월 지속형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동아ST는 올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한 체질개선을 예고하기도 했다. 5월에는 일동제약그룹 신약 개발 자회사 아이디언스에 지분 투자를 결정하고, 미국 나스닥 상장사 뉴로보와 ADC(항체-약물 접합체) 기업 앱티스를 인수했다.
동아ST 관계자는 “다양한 파이프라인 발굴과 연구개발은 제약사 본연의 과제”라면서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신약 개발 분야인 만큼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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