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비만약 열풍` 국내 기업도 뛰어든다
일동·디앤디파마텍·삼천당 참여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비만약 열풍이 불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제약사들이 주사제에 이어 먹는(경구용) 비만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구용 비만치료제는 주사제보다 편의성이 높은 만큼, 출시되면 장기간 약물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LP-1 비만약 시장의 양대 산맥인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먹는 GLP-1 비만약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이르면 내년 출시가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가 먹는 비만신약 후보물질 '다누글리프론' 개발을 재개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와 같은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기반의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해 '리벨서스(Rybelsus)'라는 품명으로 출시했다. 이 약물은 현재 당뇨로만 허가를 받았지만, 비만치료제로 허가받기 위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벨서스의 적응증을 비만치료제로 확장하기 위해 똑같은 약물을 고용량으로 변경해서 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라이릴리는 경구용 저분자 화합물을 기반으로 1일 1회 복용하는 약물을 개발 중이다.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은 경구용 GLP-1 수용체 가운데 가장 빨리 시장에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공개된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오포글리프론은 36주차에 비만 환자의 체중과 허리둘레, 체질량지수(BMI)를 각각 최대 14.7%, 13.6㎝, 5.5㎏/㎡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슈도 미국 바이오기업 카모트테라퓨틱스를 27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인수하며 비만치료제 개발에 합류했다. 이 후보물질(CT-996)은 임상 2b상에서 투약 24주차에 위약군 대비 18.8%의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공복 상태에 복용해도 약물의 혈중 농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식사 시간과 관계없이 약물을 복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이자는 지난 7월부터 부작용 문제로 중단됐던 경구용 비만치료제(다누글리프론) 임상시험을 재개했다. 앞서 화이자는 작년 진행된 임상 2상 평가 결과 상당수의 참가자들에서 구토, 설사 등의 이상반응이 보고되며 개발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현재는 임상을 다시 진행하며 부작용 등을 확인하고 있다. 화이자 측은 "이미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간수치 악화 등 주요 이상반응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화이자 CEO는 최근 GLP-1 유사체 작용제 계열 비만약 개발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앨버트 불라 CEO는 "여러 경쟁 업체들이 비만치료제 시장에 진입했지만, 먹는 GLP-1 치료제는 여전히 매력적인 옵션으로 수요가 크다"며 "비만약 시장에서 1일 1회 제형이 가진 경쟁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의 '다누글리프론'은 1일 1회 제형으로 임상 2b상을 완료했다.
국내 기업들도 먹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일동제약은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먹는 형태의 비만·당뇨약 후보물질 'ID110521156'의 후속 임상 1상에 착수했다. ID110521156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유사체를 기반으로 하는 약물이다. 유노비아 측은 "GLP-1은 음식을 먹으면 위나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사 후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면서 "이를 모방한 성분으로 식욕 억제와 혈당량 감소, 인슐린 합성·분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노비아는 "전임상시험과 독성평가에서 인슐린 분비와 혈당 조절 효과를 확인했고, 같은 계열의 다른 약물보다 안전성이 우수했다"며 "최근 완료한 임상 1상 SAD에서도 유망한 약물 특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디앤디파마텍은 GLP-1 계열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한 비만치료제(DD02S)를 개발 중이다. 회사는 해당 약물에 대해 "먹는 GLP-1 계열 약물인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의 경우 흡수율이 0.5% 수준인 반면 자사 오랄링크 플랫폼을 이용하면 5%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면서 "리벨서스와 비교해 10배 이상의 흡수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천당제약은 노보노디스크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먹는 형태로 만든 복제약을 개발하고 있다. 삼천당제약 측은 "기술 검증과 비임상 연구, 약동학 시험 등을 통해 복제약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임상을 시작으로 품목허가 취득을 위한 등록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벤틀리·명품백 받은 남현희…경찰 "죄 안된다" 청탁금지법 위반혐의 불송치
- 주차 시비 말리다 뇌사 빠진 60대 아파트 경비원 끝내 사망
- 딸도 있는 아내 폭행하고 1000회 넘게 성매매 시킨 남편
- 유아인 `동성 성폭행 혐의` 불송치…경찰 "증거 불충분"
- "벌금만 2억7000만원"…아버지와 아들, 국립공원서 도대체 뭘 훔쳤길래
- [트럼프 2기 시동]트럼프 파격 인사… 뉴스앵커 국방장관, 머스크 정부효율위 수장
- 거세지는 ‘얼죽신’ 돌풍… 서울 신축 품귀현상 심화
- 흘러내리는 은행 예·적금 금리… `리딩뱅크`도 가세
- 미국서 자리 굳힌 SK바이오팜, `뇌전증약` 아시아 공략 채비 마쳤다
- 한화, 군함 앞세워 세계 최대 `美 방산시장` 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