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빅컷' 결정에 시장은 오히려 불안…파월 "경기침체 신호 아니다" 일축

홍성완 기자 2024. 9. 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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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도표 상 2026년까지 금리 인하 사이클 이어져…최종 2.75~3.00% 수준
연준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금융시장 “경기 둔화 이후 완만한 회복세” 전망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하는 일명 '빅컷(Big Cut)'을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이 고용 악화 등 경기침체를 최소화하기 위한 통 큰 결정이라고 해석하는 한편, 2026년까지 중립금리 2.9% 수준의 인하 사이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자회견 하는 파월 의장 ⓒ연합뉴스

◆ '빅컷' 단행 연준,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 신호 아니다. 선제적 대응일 뿐" 일축

19일 국제금융센터와 외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현지시간) 이틀 간 열린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5.25~5.50%)보다 0.50%포인트 내린 4.75~5.00%로 결정했다.

연준은 통화정책방향문(이하 통방문)을 통해 "인플레이션(연율)이 2%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었다"면서 "최대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위험이 대체로 균형을 이뤘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FOMC에서 12명의 통화위원 가운데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미셸 보우먼 이사를 제외한 11명의 위원들이 0.50%포인트 인하를 지지했다.

통화위원들은 향후 경제 지표 및 전망, 위험 등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현재 인플레이션은 다소 높은 수준이며, 고용 증가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점도표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내 0.50%포인트 추가 인하와 함께 내년에는 1.00%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연준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2.0%로 이전(2.1%)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연말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경우 4.4%, 2.3%로 예상하며 이전(4.0%, 2.6%) 대비 각각 상향 및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경기침체를 연준이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며 "금리인하에 뒤처지지 않았으며, 이번 결정은 앞으로도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다만, 같은 수준의 금리인하 폭을 계속해서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향후 추가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연준의 빅컷이 향후 경기를 고려한 선제적 대응이며, 연착륙 가능성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연준의 경기부양 의지가 강력하다는 분석과 함께 내년에도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경기 민감주 및 성장주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 2026년 말 상단 기준 3.00% 수준까지 인하 사이클 지속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연준의 결정이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과 정책실기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작용된 결과라는 의견이다. 아울러 2026년까지 2.75~3.00% 수준으로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되다가 2027년부터 동결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예상을 뒤엎고 연준이 0.50%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면서 "리세션(경기후퇴 초기국면에 나타나는 침체)이 아닌 때의 인하가 0.25%포인트 속도로 이뤄진다는 경험칙은 깨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연준의) 결정 배경은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은 줄고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은 증가했다', '노동시장은 견고(solid)한 상태에 있으며 우리는 (노동시장이) 그 상태에 머물러 있기를 원한다', '노동시장이 강할 때 이를 지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는 뒤쳐져 있지 않으며, 오늘 결정은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등의 발언으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0.50%포인트의 통 큰 예방적 인하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2024년과 2025년 말 점도표 중위수는 각각 4.375%와 3.375%로 연내 추가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내년의 경우 분기별 0.25%포인틔 점진적인 인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면서 "현재 미국 경제가 리세션 상황이 아니고, 노동시장 하방 위험을 크게 고려해 9월에 빅컷을 단행한 만큼 앞으로는 점진주의로의 복귀가 유력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파월 의장도 '오늘의 인하가 향후 금리인하 폭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연쇄적인 빅컷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고 덧붙였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FOMC 회의에서 미셸 보우먼 이사는 0.25%포인트 인하 소수 의견을 개진하며 만장일치 결정은 아니었다"며 "성명서(통방문)에서는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과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내비치면서 연준의 관심이 확연히 물가에서 실업률로 옮겨졌음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이 아닌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며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경제가 매우 양호하고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언급하기는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상반기 견조한 성장이 나타났던 만큼 하반기 1%대 후반 성장률 가정 시 올해 성장률은 2.5% 수준으로 예상되나 연준은 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면서 "즉, 연준 또한 하반기 경기 둔화로 1%대 내외 수준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류 연구위원은 장기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이 2026년까지 2.50%포인트 하락한 뒤에  종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경기 둔화가 나타난 뒤, 완만한 경기 회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연준 점도표는 연내 4회 인하를 반영하며 기존 연내 1회 인하에서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면서 "다만 4회 인하 전망한 위원의 수는 9명이었던 가운데 2회 인하 2명, 3회 인하 7명, 5회 인하 1명으로 2명의 위원은 연내 0.50%포인트 인하로 향후 회의에서 동결이 적절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회의에서 0.50%포인트 인하를 단행하기는 했지만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장기적으로 이번 인하 사이클은 내년 1.00%포인트, 20265년 추가 0.50%포인트 인하를 단행하며 종료될 전망"이라며 "2027년 점도표는 2026년 수준에서 동결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장기 중립 금리 또한 2.8%에서 2.9%로 상향 조정된 가운데 이번 인하 사이클은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되돌리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해 골이 깊지 않은 만큼 산도 높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경기 둔화가 나타나며 연착륙 한 이후 V자 회복보다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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