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만난 프랜차이즈…‘수수료율 인하·요금제 개편’ 요청
수수료율 인하·정률제 체계 개편 공식요구
배민 “24일 상생협의체에서 함께 논의할 것”
쿠팡이츠 위법사항도 수집 중, 전방위 공세
자영업자들은 ‘배달앱 시장 보고서’까지 내기도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프랜차이즈 업계가 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직접 만나 수수료율 인하·요금제 개편 등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어 2위 사업자인 쿠팡이츠에 대한 위법 행위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사실상 배달앱에 대한 총공세에 나선 셈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협회)는 이날 배민 경영진과 만나 배달앱 수수료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배민 측에선 함윤식 우아한형제들(배민 운영사)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협회는 배민측에 수수료율 인하와 정률제 요금제 체계 변경 등을 직접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배민 측은 오는 24일 열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서 함께 검토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배달앱 업체들의 협의 상대는 현재 상생협의체에 참여 중인 전국가맹점협의회다. 사실상 프랜차이즈협회는 직접 협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배민 역시 협의체를 통해 검토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지난주만 해도 수수료율을 인상한 배달앱 업체들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로 했다가 돌연 이달 말로 일정을 연기했다. 이날 배민 측과 개별 협의가 진행되면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조속한 해결은 힘들어 보인다. 다음달 시작하는 국정감사 때까지도 해결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24일 협의체에서 논의한다고 하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해 어떻게 될 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며 “배민과 쿠팡이츠 각각의 상생안을 내는 상황이라 회사간 입장이 달라 공통된 상생안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협회는 배민에 이어 2위 배달앱 업체 쿠팡이츠에 대한 위법 사항도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시장 1위 사업자 배민을 중심으로 쿠팡이츠까지 전방위적으로 배달앱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국감 이전까지 배달앱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정치권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을 중심으로 증인 및 참고인 요청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외부 시민단체들 연대 강화
자영업자들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공정한 배달플랫폼을 위한 전국사장 협회’(공사협) 소속 김영명 정책위원장은 최근 ‘2024년 배달앱 시장 보고서’를 커뮤니티를 통해 자영업자에게 공유했다. 해당 보고서는 △한국 배달시장의 특성과 이해 △정액형·정률형 수수료의 차이 △정률형 수수료가 소비자 후생과 외식업에 미치는 영향 △다른 관점으로 봐야하는 배달앱 시장 등 크게 4개 단락으로 구성됐다.
사실상 배달앱의 정률제 수수료 확산을 겨냥한 보고서다. 보고서는 지난해 3분기까지 정액형 상품이 주된 매출 발생 채널이었지만 4분기 배민의 정률 요금제 중심 초기 화면 변경을 시작으로 정률제 상품의 접근성을 과도하게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는 배달앱의 수익성을 폭증시켰고 결국 자영업자들의 음식 가격 인상을 유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결국 소비자 후생까지 저해시키는만큼 정부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처벌까지 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공사협은 최근 정치권은 물론 외부 시민단체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오는 24일엔 참여연대·민주노총 등과 함께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을 위한 100일 공동행동’ 단체 발족에도 참여한다. 향후 플랫폼 입점 업체 피해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배달앱 시장 보고서 등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배달앱 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국감을 목전에 앞둔 시점에서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자들의 공세가 밀려들고 있어서다. 현 상황에서는 수수료율을 낮추거나 정률제 요금제 개편 중 하나를 손대지 않으면 퇴로를 찾기 어려운 형국이다. 자칫 국감 이후까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정치권의 배달앱 업계 소환이 잇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협회 측의 공세가 갑자기 적극적으로 변화한 건 내부 입김이 강한 치킨 업체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배달앱 입장에서도 쉽게 요금제나 수수료율을 바꿀 수 없는 상황이어서 상당히 복잡한 입장인데 다른 영역에서 상생 방안이 있는지 적극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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