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넘게 일도, 취업 준비도 안 하는 '그냥 쉬는' 청년 8만 명 넘어

3년 이상 일자리 없는 청년 23만8000명
'그냥 쉬었다' 34%… 일자리 찾다 포기

3년 넘게 일하는 것도 그렇다고 취업을 준비하지도 않고 그냥 쉬는 청년(15~29세) 수가 8만 명을 넘어섰다. 학교를 졸업하고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 규모는 코로나19 확산 시기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19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부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살펴보면, 올해 5월 기준 수료·중퇴를 포함해 최종 학교를 졸업했지만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은 약 23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과거 같은 달을 비교하면 2021년(27만8,000명) 이후 최대치다.

활동 상태별로는 '그냥 쉰' 청년 비중이 가장 많았다.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청년 중 '집 등에서 그냥 시간을 보냈다'고 밝힌 이는 8만2,000명으로 34.2%에 달했다. 이어 '취업 관련 시험 준비(28.9%)', '육아·가사(14.8%)', '진학 준비(4.6%)' 등의 순이었다.

이에 반해 미취업 기간 6개월 미만부터 3년 미만까지는 모든 경우 '취업 관련 시험 준비' 응답 비율이 30~40% 수준으로 가장 높았다. 대체로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냥 쉬는 청년 비중이 커졌다. 3년 넘게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구직을 포기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얘기다.

저출생으로 청년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그냥 쉬는 청년은 2018년 5만4,000명에서 2021년 9만6,000명으로 뛴 데 이어 현재는 8만 명대에 머무르고 있다. 일할 능력과 구직 의사가 있지만 취업을 포기한 청년 구직단념자도 올해 5월까지 월평균 12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1,000명 늘었다.

원인으론 노동시장 이중구조, 미스매치와 더불어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꼽힌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취업 지원 위주의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방안'도 문제 해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쉬는 청년 33%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움'을 주된 사유로 지목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