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가고 판사 온다..캔디 벗고 악마된 박신혜의 '지옥판사'[종합]

[스타뉴스 | SBS=안윤지 기자]

'굿파트너' 변호사들이 가고 '악마' 판사들이 온다.

SBS 새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이하 '지옥판사')는 19일 오후 서울 양천 목동 SBS 사옥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날 박진표 감독, 박신혜, 김재영, 김인권, 김아영이 참석했다.

'지옥판사'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박신혜 분)가 지옥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김재영 분)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선악공존 사이다액션 판타지를 그린다.

박 감독은 그간 영화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 '내 사랑 내 곁에' 등 실화를 바탕으로 둔 작품을 다수 연출해왔다. 그러나 이번 '지옥판사'는 '악마'를 활용해 판타지스러움을 가미했다. 그는 "우리 드라마가 법정물처럼 보일 수 있을 거다. 법정물이긴 하다. 그것과 다른 건 지옥의 법 세계관이 존재한다. 옛 함무라비 법정처럼 똑같이 갚아주는, 그런 판타지가 존재한다. 이 판타지 안에서 우리가 집중했던 건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피해자 가족들에 집중했다. 단순 법정물이라기보단 선악이 공존하는 판타지 액션이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작가님이 어떤 댓글을 봤다. '천인공노할 사건인데 악마가 울고 갈 판결'이란 걸로 기획했다고 했다. 나도 이거에 공감한다. 내 출신 자체가 첫 사회생활을 SBS 교양, 시사다큐를 해왔다. 나도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판타지이긴 하지만 이 판타지가 지독한 삶을 살아가는 희망 같은 걸로 생각했다. 지옥이란 세계관을 생각했지만, 이것조차 마음속에 품고 있는 희망이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간 청순가련, 캔디형 여주인공의 대표 주자였던 박신혜는 이번엔 악마로 변신했다. 박 감독은 "그동안 박신혜 씨가 맡아온 캔디형 캐릭터 이면에 배우로서 욕망과 욕심이 있다고 생각했다. 빛나 역은 사랑스러워야 한다. 그래서 이걸 다 가진 사람이 누굴까 생각하다가 만장일치로 박신혜 씨를 추천했다. 아직 방송하기 전이라 약간 조심스럽지만 보고 나면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놀랄 것이다. 박신혜를 사랑하게 될 거다"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박신혜는 "난 빛나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바라보는 시점이 다른 거다. 우리가 생각하는 건 누굴 해하거나 중대 범죄를 저지른다. 빛나는 악역이라기보다는 악마란 설정 자체다. 악마가 굉장히 장난기도 많고 사람을 홀리기도 하고 상황 자체가 착한 게 아니라 꼬아주는, 악동 같은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빛나가 악역보단 사이다 캐릭터 같았다"라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이어 "박신혜 하면 '가난한 박신혜' 이런 게 있더라. 이런 걸 다 깨부술 거 같은 역할이다. 이 모든 걸 누리면서 보여주고자 했다"라며 "그동안 내가 꾹꾹 참으면서 나 홀로 눈물을 흘렸다면 상대방 눈물을 쏙 빼게 한다. 나쁜 짓을 저지른 거보단 어떤 일을 만들어서 눈물을 흘리게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재영은 노봉경찰서 강력2팀 형사 한다온으로 분한다. 한다온은 다정하면서도 예리한 관찰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이번엔 나 혼자 사람이다. 나머지 분들이 다 악마다. 열혈 형사고 하는 데 물리적으로 힘이 약하다 보니 아쉽더라. 악마한테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이들이 악마라는 걸 계속 생각하면서 했다"라고 답했다.

김아영은 "내가 사실 'SNL'에서 뭔가 보여줬던 눈이 있지 않나. 그게 그냥 내 눈인 줄 알고 연기하고 눈에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친구가 나오고 드라마 하면서 굉장히 인상 깊은 말을 해준 분이 있다"라며 "인권 선배님이 '다양한 눈이 있다'라고 했다. 나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눈이라 또 다른 눈을 보여드리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갖고 싶은 수식어에 대해 "'맑눈광'이었다면 살기 어린 광기, '살눈광'이 되길 바란다. 또 다른 눈을 가진 김아영 되겠다"라고 희망했다.

'지옥판사'의 전작이자 이날 종영하는 드라마 '굿파트너'는 순간 최고 시청률 20.6%를 넘기는 등 큰 흥행을 거뒀다. 박신혜는 이에 대한 부담이 없냐는 질문에 "정말 많이 부담된다. 내가 8년 만에 SBS 복귀다. 데뷔작도 SBS다. SBS와 인연이 많다. 계속 겹치니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전작의 좋은 기운을 이어받으면 좋을 거 같다. 이 결과를 만들어낸다기보단 나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야 한다"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한편 '지옥판사'는 오는 21일 오후 10시 처음 방송된다.

SBS=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