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늘어나는 중금채 비중…자본조달 고심

김도엽 기자 2024. 9. 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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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의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중금채 비중이 늘고 정기예·적금이 줄어들면 자금조달 창구가 축소되고 이자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금채는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만들어진 은행채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개인 고객의 기반이 넓어 예금이 충분하다면 중금채 등 시장이 안 좋아도 조달이 자유롭다"라며 "또 가계대출을 늘리는 방법도 파생된 거래로 자금조달의 원천이 되기 때문에 개인고객 확충을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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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예금 구성 현황/그래픽=김지영


기업은행의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자금조달창구가 좁아지면서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카드·연금 부문을 신설하고 고금리 파킹통장을 내놓는 등 가계(개인)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조달창구를 다양화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의 지난 6월말 기준 중금채 발행액은 17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0조5000억원)에 견줘 11조2000억원(7.0%) 늘어났다. 같은 기간 총예금 중 중금채 비중은 55.1%에서 57.1%로 2%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약 80%가 정기예·적금으로 구성된 기타예금은 27조3000억원에서 25조8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5.5%) 빠졌다.

중금채 비중이 늘고 정기예·적금이 줄어들면 자금조달 창구가 축소되고 이자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금채는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만들어진 은행채다. 중금채는 채권 시장과 은행 창구에서 약 4대6 비율로 소화되는데 시장에선 기업(기관 포함)이 매수하고 창구 소화분의 절반은 기업이 차지한다. 전체 수요의 약 70%가 기업이라는 뜻이다.

기업은행, 대출 구성 현황/그래픽=김지영

또 중금채는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기에 통상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게 책정된다. 지난 2분기 중금채 금리(창구)는 3.57%로 지난 6월 예금은행의 정기예·적금 금리(3.5%)보다 높았다. 중금채 비중이 높아지면 그만큼 조달비용이 커지고 있다는 뜻으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기업은행의 이자비용은 지난 6월말 5조524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955억원)에 견줘 14.9% 늘어났다.

아울러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때와 같이 채권시장이 경색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량 조절 압박을 받아 조달계획에 차질이 생길 우려도 있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취임 일선부터 '개인고객 확충'을 강조해왔다. 예금 조달 방안을 다양화해 중금채 의존을 줄이고 수익 다각화를 하기 위함이다. 지난 8월 창립 63주년 기념식에서도 "1700만 개인고객을 통해 종합적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며 "중소기업 근로자와 군인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고객층에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카드와 연금 부문을 독립그룹으로 재편했다. 개인 고객이 많이 찾는 분야를 더 키우겠다는 의도다. 아울러 최근에는 부산시금고 입찰에도 참여했다. 현재 기업은행이 금고를 맡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수원시가 유일하다. 입찰에 성공하면 저원가성 예금이 확대되고 부수 거래 유치 등으로 개인 고객 확충에 기여할 수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 개인 고객 유치를 위해 연달아 내놓은 '고금리 파킹통장'도 지난 7월 내놨다. 'IBK개인 입출통장'으로 최대 2000만원까지 입금 가능하며 하루만 맡겨도 연 최고 3% 금리를 제공한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개인 고객의 기반이 넓어 예금이 충분하다면 중금채 등 시장이 안 좋아도 조달이 자유롭다"라며 "또 가계대출을 늘리는 방법도 파생된 거래로 자금조달의 원천이 되기 때문에 개인고객 확충을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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