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 정치 외풍 속 취임…"부패·경제범죄 수사 집중"
윤석열 정부 두번째 검찰수장에 오른 심우정 검찰총장(53·사법연수원 26기)이 19일 취임 일성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역량을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부패범죄·경제범죄에 집중시키겠다"고 밝혔다. 심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찰총장 취임식에서 "중대한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에 적시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국민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총장의 이 같은 언급은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야권에서 검찰청 폐지 등을 포함해 검찰개혁을 벼르는 가운데 검찰 본연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정치적 외풍을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심 총장은 "이런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와 국민이 검찰에 바라는 역할이 무엇인지 살피고 또 살펴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심 총장은 다만 "검찰의 직접수사는 꼭 필요한 곳에 한정되어야 할 것"이라며 "오로지 법과 원칙, 증거와 법리에 따른 공정한 수사, 신속하고 정밀하게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를 통해 국민들이 검찰 수사는 믿을 수 있다라고 느낄 수 있게 하자"고 말했다.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특혜 채용 의혹 등 정치적으로 예민한 수사를 오래 끌고 있다는 정치권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민생범죄 대응과 관련해선 일선 형사부 조직과 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력범죄와 마약 범죄, 보이스피싱 범죄 등 민생범죄 사건에 엄정히 대응하고 범죄 피해자들의 일상 복귀를 돕겠다는 취지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딥페이크 영상물 범죄와 '사이버렉카'를 언급하며 민생침해 범죄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심 총장은 '신속한 수사'를 세차례 언급하면서 빠른 사건 처리도 강조했다. 심 총장은 "기형적으로 변한 형사사법제도로 사건처리는 지연되고 국민 불편은 커지고 있다"며 "사건 관계인들이 불안한 지위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신속히 사건을 처리하고 억울한 부분은 없는지 듣고 또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심 총장이 취임과 동시에 전·현 정권과 관련한 민감한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온다. 첫 시험대로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 처분이 꼽힌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임기 내 사건 처리를 공언했지만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요청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오는 24일 열리게 되면서 김 여사에 대한 처분도 미뤄진 상태다. 최 목사 수심위가 명품가방 수수 직무관련성을 인정하는지에 따라 검찰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김 여사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처리도 더 늦추긴 어렵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에서 지난 12일 '전주'(錢主) 손모씨가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손씨에게 적용된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김 여사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태라 심 총장이 지휘권 회복을 추진할지도 관심사다.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 등 야권 관련 수사도 심 총장 앞에 놓인 난제다. 전주지검은 문 전 대통령 옛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서울중앙지검은 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샤넬 재킷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부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또다른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법무부 차관에 김석우 법무연수원장(52·27기),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이진동 대구고검장(28기), 대검 반부패부장에 구승모 광주고검 차장검사(31기)를 전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법무연수원장에는 신자용 대검 차장검사(28기)가, 서울고검장에는 박세현 서울동부지검장(29기)이, 대구고검장에는 신봉수 광주고검장(29기)이 보임됐다. 서울동부지검장에는 양석조 대검 반부패부장(29기)이, 광주고검 차장검사에는 임승철 부산고검 차장검사(31기)가 임명됐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 머니투데이
- "곽튜브, 친구 물건 훔치다 따돌림 당해"…동창이 밝힌 학폭 전말 - 머니투데이
- '4박에 1억' 한예슬도 반한 허니문 숙소…초호화 서비스에 입이 '떡' - 머니투데이
- "남편, 자기 신장 절대 안 준다더라"…토로한 유명인 아내 누구? - 머니투데이
- '호반 2세와 결혼' 김민형 전 아나운서, 상무 됐다 - 머니투데이
- 북한, 9일 연속 '최장기' GPS 교란 시도…서북도 넘어 내륙 확대 - 머니투데이
- 안개 낀 주말 아침 날벼락…삼성동 아파트 충돌한 '헬기' [뉴스속오늘] - 머니투데이
- 당뇨·관절염 걱정 되는데…우리집 댕댕이, 뱃살 검사 쉬워진다 - 머니투데이
- '양육권 소송' 율희, '업소 폭로' 최민환 흔적 지웠다…영상 삭제 - 머니투데이
- "여 BJ 녹음은 사적대화, 난 당당"…8억 뜯긴 김준수, 마약에 선긋기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