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 ‘설사 유발약’ 먹인 회사 대표의 황당 범행동기

해외 출장지서 다툰 피해자가 사직 선언하자 범행
인천지검, 회사 대표와 직원 1명 불구속 기소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검찰 깃발 사진 ⓒ연합뉴스

설사 등을 유발하는 약물이 들어간 음료를 직원에게 먹인 중소기업 대표가 공범인 또 다른 직원과 나란히 재판에 넘겨졌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검찰청 형사4부(용태호 부장검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공동상해) 위반 혐의로 중소기업 대표인 30대 남성 A씨와 그의 직원 B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은 작년 4월26일 오후 3시50분쯤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회사에서 40대인 직원 C씨에게 설사와 복통을 일으키는 자극성 완하제(변비약)를 섞은 주스를 먹인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피해자 C씨는 대표 A씨가 건넨 주스를 건네받아 마신 후 복통과 설사 증상을 겪었다. 회사 내부를 비추는 CCTV 영상엔 A씨가 변비약으로 추정되는 약물을 커피 그라인더 갈아 가루로 만든 뒤 주스에 투입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직원 B씨는 A씨에게 그라인더를 건네는 등 범행에 협조한 혐의를 받는다.

검거된 A씨 등은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우리가 먹으려고 가루를 음료에 탔다"면서 "C씨에게 직접 건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CCTV 영상 등 증거를 검토한 경찰은 A씨 등에게 공동상해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이들을 검찰로 송치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도 A씨 등이 해외 출장지에서 다툰 C씨가 회사 사직을 선언하자 범행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