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 이산화탄소 바다로 ‘쏙’…온실가스 직접 감축 기술 국내서 개발

박하늘 기자 2024. 9. 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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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녹여 이를 바닷속 금속 이온과 탄산염 형성을 유도해 이산화탄소를 대기로부터 제거하는 기술이 국내서 개발돼 주목된다.

황인환 교수는 "연구팀의 기술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데 실질적으로 이바지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더욱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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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바이오컴 연구팀, 지구 온도 낮추는 혁신 기술 선봬
포스텍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탄소무수화효소와 관련한 논문의 일부 내용. 포스텍

대기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녹여 이를 바닷속 금속 이온과 탄산염 형성을 유도해 이산화탄소를 대기로부터 제거하는 기술이 국내서 개발돼 주목된다.

앞서 아이슬란드에선 올 5월 ‘매머드 프로젝트’를 통해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추출해 땅속에 격리함으로써 탄소를 없애는 기술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공기 중 탄소를 직접적으로 저감하는 기술이 국내외에서 속속 출현하는 것이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는 황인환·김민성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와 마두 쿠마리(Madhu Kumari) 박사 연구팀이 포스텍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 바이오컴 류봉열 대표와 이준호 박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이러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현재는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를 넘어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펄펄 끓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평가다. 세계 곳곳에서 슈퍼 태풍, 기록적인 가뭄과 같은 극단적인 기후 현상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재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기술 개발도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많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정책들은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을 관리하는 데 집중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노력뿐만 아니라 이미 대기에 축적된 온실가스를 직접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포스텍의 주장이다.

탄산무수화효소(CA)는 기체인 이산화탄소(CO2)를 물(H2O)에 녹여 탄산(H2CO3)으로 변환시키는 효소로 최근 효율적인 이산화탄소 제거 수단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존 CA는 온도나 염분 변화에 쉽게 불안정해진다는 단점도 있었다.

포스텍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컴퓨터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효소를 결합해 새로운 효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내구성은 우수하지만 활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효소와 활성은 매우 높지만 내구성이 낮은 효소를 재조합해 고온이나 알칼리성 환경에서도 활성과 내구성이 모두 뛰어난 하이브리드(hybrid) 효소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100℃에서도 24시간 동안 효율을 80% 이상 유지하고, 성능이 10% 향상된 CA 개발에 성공했다. 또한 염분 내성이 강화된 CA를 사용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에 효과적으로 용해하도록 했다. 이산화탄소가 바닷물 속 칼슘(Ca2+)·마그네슘(Mg2+) 이온과 결합해 탄산염을 형성하도록 산도(pH)를 조절하는 기술도 구현했다.

결과적으로 공기 중에서 바다로 이동한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로 방출되지 않고 바다에 머무를 수 있도록 했다. 즉 생체 촉매인 CA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대기에서 제거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황인환 교수는 “연구팀의 기술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데 실질적으로 이바지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더욱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류봉열 대표는 “후속 연구를 통해 효율이 향상되고 규모가 훨씬 큰 장치를 개발한다면 대기로부터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 교육부 한국기초과학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한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이산화탄소 활용 저널(Journal of CO2 Utilization)’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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