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빅컷'에 실망한 증시…그래도 투자자 10명 중 8명 상승에 '베팅'

양지윤 2024. 9. 1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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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설문조사서 투자자 19%만 하락 예측
응답자 75% "미 경제 연착륙 전망"
"가치주, AI주보다 더 높은 수익률" 절반 이상
"중동 리스크·대선 등 잠재적 역풍 대응 여지 확보"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반 만에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긴축 통화정책 기조가 마침표를 찍은 가운데 시장은 미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시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 트레이더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발표 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마켓 라이브 펄스 설문조사에 참여한 173명 중 44%는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상승폭은 간밤 종가 대비 6% 미만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응답자의 19%는 하락을 예상했고, 설문에 참여한 나머지 37%는 5% 보다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 10명 중 8명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본 셈이다.

특히 응답자의 75%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말까지 기술적 경기 침체(2개 분기 연속 역성장)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간밤 연준은 17일~18일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

연준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빅컷(한 번에 50bp 금리 인하, 1bp=0.01%포인트)’을 단행한 것은 고용 둔화를 막고 미국 경제를 연착륙 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연준은 18일 성명을 통해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일자리 증가는 둔화했고,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FOMC의 2% 목표를 향해 더 진전을 보였지만 여전히 다소 올라가 있는 상태” 라고 진단하면서도 “FOMC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더 큰 자신감을 얻었고, 고용과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리스크는 대체로 균형을 이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정책 결정에 대해선 “기준금리의 목표 범위에 대한 추가 조정을 고려하며 위원회는 앞으로 나올 데이터와 진전되는 전망, 위험들의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연준은 또 함께 발표한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종전의 5.1%에서 4.4%로 낮췄다. 연내에 0.5% 포인트 추가로 금리 인하가 있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같은 소식에도 주식과 채권은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채도 매도세로 돌아섰다. 빅컷 가능성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그동안 선반영 부문에 대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시장에선 향후 지수 상승을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가운데 연준의 경로와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7월 고점을 찍고 8월 초 폭락했다. 이달 초 회복세를 보였다가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던 인공지능(AI) 열풍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또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57%는 가치주가 AI주보다 향후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43%는 AI가 다시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내다보는 등 향후 주도주에 대한 시각이 엇갈렸다.

아울러 응답자의 49%는 지금 가장 좋은 방법은 ‘주식 보유를 늘리는 것’이라고 답해 미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응답자 31%는 채권 매수를 선호했고, 나머지 20%는 현금이나 금에 추가하는 것이 더 낫다고 답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의 첫 금리 인하로 투자자들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11월 5일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위험자산에 대한 다른 잠재적 역풍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짚었다.

양지윤 (galile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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