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폭탄 유력 PETN…소량으로도 큰 폭발, 탐지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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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 폭발의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해외 매체에 따르면, 지난 17일과 18일 레바논 곳곳에서 삐삐와 무전기가 폭발하면서 4000여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중론은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통신 보안을 이유로 삐삐와 무전기를 사용하자 누군가 대원들에게 보급된 제품 내부에 폭발물을 넣었고 특정 통신 신호로 일제히 점화시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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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젠고리 없어 X선 탐지도 어려워
삐삐는 폭발물 탑재할 공간도 충분
레바논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 폭발의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해외 매체에 따르면, 지난 17일과 18일 레바논 곳곳에서 삐삐와 무전기가 폭발하면서 4000여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해외 매체들은 이번 공격에 강력한 폭발물인 ‘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PETN)’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헤즈볼라가 폭발물의 종류를 조사하고 있고, 3~5g의 적은 양으로도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PETN을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PETN은 소량으로도 점화가 가능하고 작동도 간편해 휴대용 폭탄에 주로 쓰이는 물질이다. 여재익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19일 “PETN은 전통적인 화약의 하나로 소량으로도 착화와 점화가 가능하고, 아주 소량을 코팅하듯이 칠하는 방식으로도 반응시킬 수 있다”며 “고체에서 액체로 갔다가 기체로 가는 TNT와 달리 PETN은 고체에서 기체로 바로 가기 때문에 자극만 준다면 쉽게 폭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소량으로 쓸 수 있고, 폭발물 탐지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점도 PETN의 특징이다. 이기영 인하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TNT는 화합물들이 결합된 ‘벤젠고리’라는 게 있기 때문에 X선이나 화학 분석을 통한 폭발물 탐지에 쉽게 걸리지만 PETN은 이런 벤젠고리가 없어서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탐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무선호출기는 다른 기기보다 구조상 폭약을 설치하기 쉽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도화된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폰에는 각종 부품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 폭발물을 설치하기가 어렵다”며 “그러나 비교적 단순한 구조인 무선호출기는 내부에 공간이 많아 폭발물을 설치하기가 쉽고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김대형 한국국가전략연구원 군사전문연구위원은 “결국 이번 공격을 도모한 공작원은 무선호출기에 폭발물을 설치해 광범위한 지역을 한 번에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며 “기기가 신호를 받으면 폭발물이 반응해 자동으로 터지도록 설계하면 되기에 기술적으로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중론은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통신 보안을 이유로 삐삐와 무전기를 사용하자 누군가 대원들에게 보급된 제품 내부에 폭발물을 넣었고 특정 통신 신호로 일제히 점화시켰다는 것이다.
김대형 군사전문연구위원은 “이스라엘과 높은 수준의 갈등을 유지하고 있는 헤즈볼라는 내부 보안이 중요한 만큼, 위성항법시스템(GPS) 기능이 없어 위치 추적으로부터 안전하고 데이터 유출 위험이 적은 무선호출기를 사용했을 것”이라며 “현재 무선호출기를 군사적으로 쓰는 경우는 적지만, 헤즈볼라는 이 같은 특수 목적을 위해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헤즈볼라의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2월 휴대전화를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위치 추적과 표적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후 헤즈볼라는 휴대전화 대신 삐삐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의 열악한 통신망 때문에 헤즈볼라가 삐삐를 활용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월드포퓰레이션리뷰에 따르면 레바논의 인터넷 속도는 8.27Mbps(초당 메가비트) 수준으로, 조사 대상국 179개 국가 중 169위다. 이런 사정들이 더해져 레바논의 헤즈볼라 대원들이 삐삐를 쓸 수밖에 없었고, 이스라엘이 이를 노렸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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