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무선호출기 폭탄’ 직접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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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대규모 사상자를 낸 무선호출기(삐삐)가 이스라엘이 직접 생산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공급한 제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들은 일반인들에게도 무선호출기를 판매했지만, 진짜 목표인 헤즈볼라 측에는 배터리에 강력한 폭발 물질인 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PETN)를 넣은 제품을 따로 생산해 판매했다고 정보당국자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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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레바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대규모 사상자를 낸 무선호출기(삐삐)가 이스라엘이 직접 생산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공급한 제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 시각) 이번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전현직 국방·정보 당국자 12명을 취재한 결과 이번 폭발이 이스라엘 정보기관에서 오랫동안 준비해 온 작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레바논에서 전날 오후 3시30분께 헤즈볼라 거점을 중심으로 수천 개의 무선호출기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12명이 숨지고 3000명 가까이 다쳤다. 피해자 대다수는 헤즈볼라 조직원이었으나, 어린이 등도 죽거나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한 무선호출기의 잔해에는 대만 업체 골드아폴로의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 회사가 생산한 무선호출기가 헤즈볼라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누군가 폭발물과 기폭장치를 심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 바 있다.
골드아폴로의 창립자인 쉬칭광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기기를 제조한 건 헝가리 업체인 'BAC 컨설팅'이라면서 골드아폴로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자사 상표 사용을 허락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대만 외교부도 해당 무선호출기가 대만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라고 밝혔다. BAC 컨설팅 역시 문제의 무선호출기를 만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2022년 이 회사를 설립한 크리스티나 바르소니-아르시디아코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NBC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골드아폴로와 협력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난 무선호출기를 만들지 않는다. 나는 중계인(intermediate)일 뿐"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는 BAC 컨설팅이 무역중개회사일 뿐 자국 내 제조시설이 없다며 "문제의 기기들이 헝가리에 있었던 적이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NYT는 익명의 정보당국자들을 인용해 BAC 컨설팅은 이스라엘이 위장을 위해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에 불과하며 무선호출기를 만든 건 이스라엘 정보당국이라고 보도했다. 또 BAC 컨설팅 외에도 최소 2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추가로 설립됐고 2022년 여름에도 이미 폭발물이 숨겨진 무선호출기가 헤즈볼라 측에 소량 공급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들은 일반인들에게도 무선호출기를 판매했지만, 진짜 목표인 헤즈볼라 측에는 배터리에 강력한 폭발 물질인 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PETN)를 넣은 제품을 따로 생산해 판매했다고 정보당국자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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