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과 고통의 그곳으로…평화를 담은 음악편지 보내요”
반전(反戰)과 평화를 노래하는 음악가들이 모여 만든 음반 <이름을 모르는 먼 곳의 그대에게>가 10월 나온다. 음반에 참여한 음악가들은 제주·서울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공연을 이어간다.
이른바 ‘소성리 대스타’로 불리는 정진석은 본래 미술작가였지만 경북 성주군 소성리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운동에 뛰어들었다. 주소지까지 이전한 소성리에서 기타를 잡고 평화를 노래한다. 정진석의 ‘이 땅이 니 땅이가’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와 흥겨운 리듬을 엮은 블루스 곡이다.
‘출장작곡가’ 김동산은 오랫동안 해고노동자나 소상공인 등 터전을 잃고 쫓겨나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왔다. 김동산의 곡 ‘물결’은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에 충격을 받아 만든 포크 곡이다. 제주 강정마을에서 결성된 2인조 듀오 ‘모레도토요일’은 평화활동가 엠마 링크비스트의 곡 ‘너의 자유를 위해 항해할 거야’(We will sail for your freedom)를 노래한다. 2016년 이스라엘의 공습 당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지지하는 배에 탑승했던 활동가들이 작사에 참여했다.
네팔 출신 ‘시타르’ 연주자 리테스 마하르잔, 강경덕과 박인이 결성한 그룹 ‘프로젝트 어라운드 서라운드’는 ‘지평선을 바라볼 때’(When I look at the Horizon)를 준비했다. 인도 전통악기 시타르의 선율에 신디사이저, 기타, 베이스 등이 더해져 제주의 자연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밖에도 남수, 까르, 김인, 나뭇잎들, 여유, 모모, 자이, HANASH, 이서영 등이 음반에 참여했다.
이 음반은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낸 활동가 장하나와 ‘음악하는 활동가’ 황경하가 기획했고, ‘강정피스앤뮤직캠프 조직위원회’와 ‘예술해방전선’이 제작을 맡았다. 참여 음악가들은 10월12일 제주 강정평화센터, 11월2일 서울 홍대 스페이스 한강에서 공연을 연다.
제작진은 오는 30일까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음반과 공연에 대한 후원을 받는다. 목표 금액은 600만원으로 현재 절반이 넘게 모였다. 제작진은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미얀마 등 세계 각지에서 전해지는 전쟁 소식에 이 음반을 기획했다”며 “총성 대신 음악으로, 폭력 대신 예술로, 분열 대신 하나됨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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