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유력"…최윤범 회장 선택은?

이창훈 기자 2024. 9. 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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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 주식 대부분 기관투자자 보유
"50% 넘는 차익 실현 가능해 최소 7% 확보 가능"
최윤범 회장 주도 투자 "문제 있다" 지적도
고려아연 측 "사실 무근, 적법한 투자였다" 반박
[사진=뉴시스] 동업 관계인 영풍 장형진 고문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사진=각사 제공) 2024.03.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통해 최소 7%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공개매수 대상 지분을 갖고 있는 투자자의 95% 이상이 기관투자자로, 이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번 공개매수 가격(66만원)이 메리트가 충분하다는 논리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지분 7%를 추가로 취득할 경우, 안정적으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최윤범 회장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설 지 주목된다.

MBK파트너스는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지분 7%를 추가 취득하고,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44%(의결권 기준)의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현재 주주총회 출석률을 고려할 때 44% 지분을 통해 고려아연 경영권 관련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공개매수에서 최소 7% 지분만 추가할 수 있다면 영풍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찾아올 수 있다.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협력해 지난 13일부터 내달 4일까지 고려아연 지분과 영풍정밀 경영권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취득 예정인 고려아연 지분율은 7~14.6%이며, 주당 인수가격은 66만원이다. 고려아연 지분 1.58%를 보유한 영풍정밀에 대해서는 최대 43.43% 지분을 주당 2만원에 전량 사들일 계획이다.

MBK파트너스 측은 이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7%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MBK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은 이날 "이번 공개매수 지분을 보유한 주체의 97.7%가 기관투자자로, 장기 투자자인 이들의 고려아연 지분 평균 취득 단가는 45만원 이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제시한 66만원 인수 가격은 51.4% 정도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고 덧붙였다.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예상대로 최소 7% 정도 고려아연 지분 취득이 가능할 경우, 최윤범 회장 측 경영권 방어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들린다.

최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를 하려면 고려아연 지분을 추가로 7~8% 정도 매입해야 한다. 이는 금액으로는 1조원 이상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서울=뉴시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사모펀드 운용사 MBK 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 매수한다. 이를 통해 취득 예정인 고려아연 지분율은 약 7%(144만5036주)에서 최대 14.6%(302만4881주)까지다. 공개매수 가격이 주당 66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2조원이 투입될 수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최윤범 회장, 개인 친분으로 투자 결정 의혹" 주장

특히 MBK파트너스 측은 최윤범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고려아연의 여러 사업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다.

단적으로 고려아연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펀드에 총 5561억원을 투자했는데, 이 투자의 올 6월 말 평가 금액은 4183억원에 그친다는 게 MBK파트너스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1378억원 손실액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 형사 사건을 방청해보니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과 최윤범 회장이 중학교 동창 사이로 매우 친하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당사는 풍부한 여유 자금을 활용해 투자 수익을 올리기 위해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경영 판단을 거쳐 해당 사모펀드(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자했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이어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서 관련 법령 및 내규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모두 거쳤다"며 "사모펀드, 특히 블라인드 펀드는 어느 사업에 투자를 집행하는지 LP(출자자)인 당사가 관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업인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그니오홀딩스 인수와 관련해 내부 경영진과 이사회에 보고한 재무 자료와 인수 이후 자료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내부 경영진 및 이사회 보고 당시인 2022년 4월 제시한 자료에서 이그니오홀딩스 매출액은 573억원이며, 1차 투자가 이뤄진 같은 해 7월 자료에 명시된 매출액은 637억원이다.

문제는 2차 투자로 지분 100%를 확보한 2022년 11월 공시 자료에선 이그니오홀딩스 매출액이 단돈 29억원으로 급감했다는 점이다. 고려아연은 2022년 하반기 총 5820억원을 투입해 이그니오홀딩스 지분 100%를 사들였다.

고려아연은 이와 관련 "당사는 2022년 미국 자회사를 통해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했다"며 "투자 당시 글로벌 초대형 투자은행(IB)의 기업 가치 보고서를 토대로 적정 가치를 산정한 뒤 매도인과 협상을 거쳐 합리적인 경영 판단으로 거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시장에서 자원 순환 등 신규 사업을 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사업 환경 변화 및 경영상 필요에 따라 투자 계획이 일부 수정되거나 비용이 늘어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이그니오홀딩스 투자를) 아무런 구체적인 근거 자료 없이 문제가 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악의적인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그니오홀딩스는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100% 리사이클링 동박'을 생산하는 자원 순환 밸류체인의 핵심으로 지난해 3만톤이던 동(구리) 생산량을 2028년 15만톤까지 확대하기 위해 당사의 투자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자료=MBK파트너스) 2024.09.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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