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7일간 쉬지않는 발 마사지…인도네시아 마나도 오지 찾아간 ‘좋은이웃봉사회’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2024. 9. 19. 14: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영리법인 좋은이웃봉사회 소속 발을 만지는 사람들(발만사) 봉사단의 인도네시아 마나도 봉사
인도네시아 마나도 상공에서 본 모습.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긴 여정이 될거에요. 우리 모두 마음을 단단히 먹읍시다.”

2024년 8월 21일 밤 10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한 비영리법인 좋은이웃 봉사회 소속 발을 만지는 사람들(발만사) 봉사단 김만장 회장과 단원들은 18시간의 비행을 거쳐 인도네시아 마나도에 도착했다. 마나도는 수도인 자카르타와는 다르게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한 지역이다. 유명 산업이 스쿠버 다이빙, 관광산업인 만큼 한국에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자카르타에서 5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는 중부 지역이다. 한국 교민들은 총 11명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나도 현지에서 ‘1000명 선교사운동’ 동인도네시아 분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성용 목사는 김 회장과 공항에 내린 발만사 단원들을 맞이했다. 이들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마나도 공항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톰파소 선교사 훈련원으로 이동했다.

인도네시아 마나도 국제공항에 내린 직후.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김 회장과 단원들은 훈련원에 도착한 후 숙소에서 쉬지 않고 현지 선교사 훈련생들에게 발 마사지 강의를 진행했다. 마나도가 포함된 인도네시아 중부 지역은 자카르타가 있는 서부 지역과 다르게 기독교계 주민들이 80%나 된다. 훈련생들은 인도네시아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믿는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개월간 철저한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고 한다. 김 회장과 발만사 단원들은 이들이 어려운 현지 주민들을 도우면서 선교를 할 수 있도록 발 마사지 교육과 봉사를 하러왔다.

특히 임경림 단원은 소속교회(광릉내교회)의 협력을 받아 바자회를 통해 수입된 200만원을 선교사 훈련원에 기부했다고 한다. 또 발만사 소속 협회에서도 훈련생들이 입을 유니폼을 구입해 전달했다.

개미와 온갖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인도네시아 마나도 숙소.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발만사 단원들은 2시간 강의가 끝나고 나서야 숙소로 이동했다. 이들이 5일간 머물 곳은 선교 훈련원생들이 사용하던 숙소였다. 나무로 지어진 숙소안은 숲에서 나오는 개미들과 벌레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밤잠을 충분히 설치게 할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차로 이동시간 4시간, 톰파소 지역 발 마사지 봉사

아침 식사 전 한 집에서 만난 1000명 선교원 훈련생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현지시간으로 23일 새벽 4시, 김 회장과 발만사 단원인 송성용, 주은희 단원들은 정 목사와 숙소에서 4시간 떨어진 톰파소(Tompasso)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한 신도의 집에서 머물고 있던 선교 훈련생들과 간단한 소개식을 갖고 아침 식사를 진행했다. 마나도 지역 음식은 기후 때문에 맵고 짠 음식이 대다수였다. 또 강한 향신료가 더해져 발만사 단원들과 취재를 간 기자가 먹기엔 힘이 들었다.
훈련생들에게 발 마사지 실습을 진행하는 송성용 발만사 단원.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이후 김 회장과 단원들은 지역 선교사 훈련생들에게 발 마사지 관련 강의를 진행했다. 김 회장은 지난 30여 년간 발 마사지를 해온 노하우를 이들에게 전해줬고, 이후 단원들은 훈련생들에게 발 마사지 시범을 보이면서 실기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훈련생들은 5개월 전부터 발 마사지 교재를 메일로 받아 미리 공부하고 있었다.

어색한 웃음을 짓는 선교사 훈련생들과는 다르게 발만사 단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들에게 실습을 지도했다. 지도가 계속되자 선교사 훈련생들 또한 웃음을 그치고 다 같이 진지한 표정으로 발 마사지 실습을 진행했다. 이들은 발만사 단원들이 출국하기 전까지 집중적으로 실습을 받았다.

실습이 끝난 뒤 김 회장은 잠깐 휴식을 갖고 지역 마을회관으로 이동했다. 발만사 단원들은 선교사 후보생들과 함께 마나도 지역 주민들에게 발 마사지 봉사를 진행했다. 지역 주민들은 낯선 한국인들이 발 마사지를 진행한다고 하자 호기심에 마을회관 앞으로 모여들었고 발만사 단원들은 마을에서 건강이 좋지 않은 몇몇 주민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마사지 봉사를 진행했다.

톰파소 마을회관에서 현지 주민들에게 발 마사지 봉사를 하는 발만사 주은희 단원.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호기심 반 경계심 반을 보이던 톰파소 지역 주민들은 발 마사지를 받으며 웃는 이웃들을 보자 경계심을 풀고 너도나도 발 마사지를 받길 원했다. 예정된 시간이 지났지만, 발 마사지를 받으려는 현지 주민들은 더 많아졌다. 송 단원과 주 단원은 이틀간 마을에 남아 발 마사지 봉사를 진행했다.
톰파소 마을회관에서 현지 주민들에게 발 마사지 봉사를 하는 비영리법인 좋은이웃 봉사회 소속 발만사 봉사단 김만장 회장.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톰파소 지역은 제대로 구축된 의료시설이 없어 치료를 하려면 제일 가까운 병원이 3시간 거리에 있다. 병원 이동 또한 인도네시아에서 동부지역의 열악한 도로사정으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발만사의 발 마사지 봉사는 현지인들에게는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시원함과 피로가 회복되는 가벼움을 체험하기에 충분한 경험이었다.
늦은 저녁까지 진행된 발 봉사

동인도네시아 천명선교사 훈련원 원장 정성용 목사와 비영리법인 좋은이웃 봉사회 소속 발만사 봉사단 김만장 회장이 현지 주민들과 소통하며 발 마사지 봉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24일 김 회장과 임경림, 이형근 단원은 숙소에서 10분 떨어진 Tolok의 한 교회로 이동했다. 이들은 잠깐의 예배를 거치고 현지 주민들과 식사를 한 후 마을 이장의 집 앞으로 모였다. 김 회장과 발만사 단원들은 현지 선교사들과 발 마사지 봉사를 준비했다.

현지인으로 구성된 선교사들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건강검진을 진행했고, 발만사 단원들과 또 다른 선교사 일행들은 검진결과를 근거로 발 마사지를 진행했다.

훈련생들에게 발 마사지 실습을 하며 봉사를 진행하는 임경림, 이형근 발만사 단원.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난생처음 발 마사지를 받는 이들은 발만사 단원들과 훈련생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봤지만, 이들이 자신들의 더러운 발을 닦아내고 지압을 하자 경계를 풀었다. 발 마사지를 받은 주민은 다른 주민을 데려왔다.
늦은 저녁까지 진행된 발 마사지 봉사.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오후 2시부터 시작한 발 마사지 봉사는 저녁 8시까지 이어졌고, 현지 주민들은 봉사단과 선교사들을 극진히 대접했다. 이같은 Tolok 지역 마을 봉사는 발만사 단원들의 출국 전날까지 이어졌다.
마나도 지역 삼육병원을 방문하며

마나도 지역 남아태지회 인도네시아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삼육병원(Manado adventist hospital) 직원들과 발만사 단원들이 사진을 찍었다.
귀국 전날 김 회장과 발만사 단원들은 정성용 목사와 함께 남아태지회 인도네시아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삼육병원을 방문했다. 이곳은 마나도 현지에서 Adventist hospital로 불린다. 24시간 응급실도 운영하고 있어 현지인들에게는 제대로 된 의료체계를 갖춘 얼마 안 되는 병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활 환자에게 발 마사지 봉사를 하는 임경림 발만사 단원.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2007년 설립 당시 40개의 병상을 운영하는 중소병원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5년간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운용병상을 100개까지 늘렸다. 현재는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으로부터 서비스 표준을 충족했다는 인증을 받았다.
재활 환자에게 발 마사지 봉사를 하는 김만장 발만사 회장.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김 회장과 발만사 단원들은 재활을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에게 발 마사지 봉사를 진행했다. 발 마사지는 경증 환자들뿐만 아니라 큰 사고를 입고 재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이들은 재활동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현지 환자들에게 3~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발 마사지 봉사를 했다.

발만사의 마나도 봉사는 귀국 직전까지 계속됐다. 이들이 같이 봉사를 하면서 이론과 실습을 교육받은 선교사 훈련생들은 지난 7일 인도네시아 각 지역으로 떠났다. 훈련생은 발만사 단원들로부터 배운 발 마사지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주민들에게 봉사하기로 다짐했다고 한다.

발만사 김만장 회장과 발 마사지 교육을 이수한 현지 선교사.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발만사의 김 회장과 단원들은 자신들이 움직일 수 있을때까지 계속 봉사를 하겠다고 전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