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실책 때문에"…매년 반복되는 지겨운 이야기, 롯데가 가을야구를 넘보지 못하는 이유

조형래 2024. 9. 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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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이석우 기자]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김진욱이 선발 출전하고 LG는 임찬규가 선발 출전했다.LG 트윈스 오지환이 8회초 2사 1루 이영빈 타석때 2루 도루 후 3루까지 쇄도, 볼 빠지는 사이 세이프되고 있다. 2024.09.18 / foto0307@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실책, 또 실책이다. 진부하지만 매년 9~10월, 이맘 때 항상 나오는 이야기다. 10년 가까이 롯데 담당 기자를 하면서 매년 수없이 써왔던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지겹지만 또 이렇게 수비 실책 문제를 끄집어 내야 하는 현실이다.

현장의 반응들도 다르지 않다. “롯데는 항상 실책 때문에 올라가지 못한다”라는 얘기들이 야구 관계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게 당연하다. 롯데는 올해도 달라지지 못했고 탄력을 받아야 할 시기, 실책 때문에 다시 고꾸라지고 있다.

롯데는 18일 사직 LG전, 3-5로 패했다. 선취점을 뽑고 지키지 못했다. 실책이 포함되어 있었다. 3연승을 달리다가 과정이 좋지 않은 역전패를 당했다. 

롯데는 3회말 고승민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LG 선발 임찬규의 역투에 타선이 더 이상 추가점을 뽑지 못했지만 롯데도 선발 김진욱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문제의 상황은 8회에 나왔다. 8회 1사 후 문보경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홈런을 맞은 것은 어쩔 수 없다. 마운드의 김상수는 집중했고 박동원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2아웃을 잡았다. 2사 후 오지환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그리 위험한 상황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듯 했다. 그런데 오지환이 2루 도루를 시도하면서 모든 분위기가 바뀌었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김진욱이 선발 출전하고 LG는 임찬규가 선발 출전했다.LG 트윈스 오지환이 8회초 2사 1루 이영빈 타석때 2루 도루를 시도해 볼 빠지는 사이 세이프되고 있다. 2024.09.18 / foto0307@osen.co.kr

오지환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포수 정보근의 2루 송구가 1루 측으로 치우쳤고 베이스로 들어오던 유격수 박승욱이 이를 놓쳤다. 커버를 위해 뒷쪽에 있었던 2루수 고승민까지 송구가 지나쳤다. 중견수 방향으로 송구가 흘렀고 오지환이 3루로 향했다.  오지환에게 3루를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또 과욕을 부렸다. 중견수 윤동희가 3루로 송구했다. 송구 타이밍도 늦었는데 또 악송구가 됐다. 3루수 손호영과 백업을 들어간 투수 김상수가 모두 송구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공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안전진루권으로 오지환을 홈까지 들여보냈다.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1-2 역전 점수였다. 

8회말 손호영의 동점 솔로포로 2-2 다시 균형을 맞췄지만 마무리 김원중이 9회 역전을 허용하며 경기를 내줬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김진욱이 선발 출전하고 LG는 임찬규가 선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김상수가 8회초 2사 1루 이영빈 타석때 2루 도루 후 3루까지 쇄도, 볼 빠지는 사이 홈으로 향하는 LG 트윈스 오지환을 바라보고 있다. 2024.09.18 / foto0307@osen.co.kr

납득할 수 있는 내용으로 패한다면 받아들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하지만 납득할 수 없는 경기로 패했다면 그 과정들을 곱씹어야 한다. 그리고 반성해야 한다. 18일 경기는 후자에 속했다. 가장 집중하고 또 차분함을 추구해야 하는 순간, 롯데는 스스로 허둥지둥댔다.

문제는 후반기에 이러한 모습들이 집중적으로 반복됐다는 것. 롯데는 후반기 55경기 가운데 실책을 범하지 않은 경기는 18경기였고 37경기에서 실책을 범했다. 총 62개의 실책. 실책이 나온 경기에서는 무더기로 실책이 나왔다는 의미다. 이는 후반기 독보적 1위인 수치다. 

전후반기 통틀어서도 120개의 실책이 나왔다. 최다 실책 KIA 타이거즈의 137개에 미치지 못하는 2위지만, KIA는 실책을 뛰어넘는 화력과 집중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김진욱이 선발 출전하고 LG는 임찬규가 선발 출전했다.LG 트윈스 오지환이 8회초 2사 1루 이영빈 타석때 2루 도루 후 3루까지 쇄도, 볼 빠지는 사이 득점을 올리고 있다. 2024.09.18 / foto0307@osen.co.kr

롯데의 이러한 모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책과 수비 집중력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매년 수비력, 집중력, 기본기 강화의 과정을 반복해 왔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2017년을 제외하면 말이다. 롯데는 2017년 86개의 실책으로 최소 실책 팀이었고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벌써 7년 전의 일이 됐고 이 사이, 롯데는 다시 실책과 함께하는 팀이 됐다. 이제 롯데는 62승 69패 4무의 성적을 기록 중이고 여전히 7위다. 5위 KT와 3.5경기 차이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롯데의 가을야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KBO리그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공개하는 ‘psodds.com’에 의하면 현재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2.1%에 불과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이제 롯데도 시즌 이후를 고민해야 한다. 롯데는 올해 마무리캠프를 사직과 상동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김태형 감독 부임 첫 해였기에 선수단 파악과 포지션 재정립 등의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올해 마무리캠프는 오로지 훈련만 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미 김태형 감독은 부임 이전, 선수단의 부족했던 훈련량을 지적하며 훈련량을 늘렸다. 올해 마무리캠프의 훈련량과 강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OSEN=인천, 박준형 기자] 1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 이날 SSG은 앤더슨을 롯데는 윌커슨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3회말 롯데 황성빈의 수비 실책때 김태형 감독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4.07.11 / soul014@osen.co.kr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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