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 내년부터 배우 목소리 AI로 무단복제 금지한다

게빈 뉴섬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A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딥페이크(가짜 이미지·영상) 성범죄, 선거 허위 정보 확산 등 인공지능(AI)범죄를 막기 위한 규제법을 2025년부터 시행한다. 미국 다른 주에서도 이미 선거 딥페이크를 제재하는 법안이 시행 중인데 제작자에게 책임을 묻는 데 반해 이번 법안은 본인 동의나 직접 출연 없이 디지털 제작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인공지능(AI) 무단 사용으로부터 배우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에 서명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법안은 미국인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감독은 받지 않고 있는 AI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제정됐다.

뉴섬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AI와 디지털 미디어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지는 미지의 영역이라 계속 헤쳐 나가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언제나 종사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법안이 근로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업계가 번창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법안은 할리우드 배우와 출연진의 동의 없이는 AI를 활용해 디지털 복제품을 만들지 못한다. 기존 계약의 조항이 모호해 스튜디오가 AI로 그들의 목소리 등에 대한 디지털 복제품을 무단 생산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또 뉴섬 주지사는 상속인의 동의 없이 작고한 공인의 디지털 복제물을 제작해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에도 서명했다.

프랜 드레셔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회장은 “지난해부터 힘겹게 싸워온 AI 관련 보호 조치가 캘리포니아법에 확대된 기념비적인 날”이라며 “캘리포니아가 하면 전국이 따라 한다는 말이 있다”고 환영 의견을 밝혔다.

다만 해당 법안이 혁신은 저해하지 않으면서 책임감 있는 AI 사용을 장려할 것이라는 찬성 여론도 있지만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캘리포니아 상공회의소를 포함해 반대 견해를 표명하는 쪽은 새로운 법안이 장기간 법적 분쟁에 휘말려 실제로는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