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유조선, 5개월 만에 러시아 항구 접안 포착

北련풍호, 보스토치니항 입항 후 잠적
유류 선적 추정…안보리 결의 위반 가능성
안산 1호, 中 공부 공해상서 수상한 항적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 2019년 자료 사진에서 북한과 러시아 국기가 보이고 있다. 2024.09.19.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북한 유조선이 5개월 만에 러시아 항구에 접안한 것이 포착됐으며, 또 다른 유조선이 공해상에서 수상한 항적으로 보이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선박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 자료에 따르면 '련풍호'는 현지시각으로 이날 오후 3시34분께 러시아 보스토치니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련풍호는 10여 분간 부두 쪽으로 접근했으며 오후 3시48분께 약 150m를 남겨둔 지점에서 위치 신호를 끄고 잠적했다.

해당 부두엔 대형 유류 탱크 3개가 있고 련풍호가 유조선인 만큼 유류 선적을 위해 입항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VOA는 분석했다.

련풍호는 위치 신호를 내러내지 않다가 이날 오전 1시께 보스토치니항에서 약 118㎞ 떨어진 지점에서 나타났다. 이어 오전 3시18분께 또 다시 위치 신호를 끄고 사라졌다가 12시간여 만에 보스토치니 항구에 등장했다.

북한 유조선이 러시아 항구에 접안한 것이 노출된 것은 5개월여 만이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월 북한 유조선이 보스토치니항을 드나들었다고 보도했으며,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4월 같은 항구에서 북한 유조선 입항을 확인했다고 전한 바 있다.

최근 북한 유조선이 이 일대에 자주 출몰하고 있지만 항구를 100여㎞ 앞둔 인근 해역에서 위치 신호를 끄고 잠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VOA는 설명했다.

련풍호의 입항이 문제가 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가능성 때문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5월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올해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 양이 이미 안보리가 정한 한도를 넘었다"면서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했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결의 2397호에서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 한도를 50만 배럴로 제한했다. 그런데 러시아는 3월에만 북한에 16만5000배럴 이상을 제공했고, 커비 조정관 브리핑 이후 공급한 것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유조선 '안산 1호'도 공해상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안산 1호는 지난 11일 오전 중국 산둥반도 동쪽에서 약 20㎞ 떨어진 지점을 항해하던 중 돌연 위치 신호를 껐으며 약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위치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2018년 3월 불법 선박 간 환적에 연루된 북한 선박 27척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특히 안산 1호 등 13척에 대해선 자산동결과 입항 금지 조치를 모두 취하도록 했었다. 안산 1호는 3월 러시아 나홋카항에서 유류를 선적한 의혹은 받았던 유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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